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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Apr 27. 2024

그즈음에 앵무새가 쫓겨났다

불어 배우기 좌충우돌

우리가 퀘벡에 정착할 그 무렵, 퀘벡의 정치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이제 막 선거가 끝났고, 오랫동안 정권을 잡고 있던 자유당(Liberal Party)이 선거에서 패배를 했으며, 

프렌치권의 야당인 퀘벡당(Parti Québécois)이 정권을 차지했다.


그들의 공약은 프랑스어 강화와 퀘벡주를 캐나다로부터의 독립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프랑스어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일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언어법 원오원(Bill 101)


사회적으로 혼란과 이슈가 된 프랑스어 강화 정책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는 건국 이후로 영어와 프랑스어가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공식언어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사실상 영어가 캐나다 전 지역에서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1960년대는 영어가 퀘벡 내에서도 프랑스어를 대체했었다.  비록 프랑스어 사용자 ( Francophonie)가 영어 사용자 ( Anglophone) 보다 훨씬 많았지만, 영어권은 기업과 정부 내에서 더 나은 경제 기회를 가지고 있었고,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프랑스어 사용자들( Francophonie)내에서는 프랑스어가 멸종될 것을 두려워했었던 차에 역사적인 1976년 퀘벡총선에서 르네 르벡(René Lévesque)이 주도하는 퀘벡 혁명당 (Parti Québécois)이 처음으로 권력을 차지하면서 언어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1977년에 프랑스언어의 헌장 101을 제정하고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내용은 프랑스어를 주요 언어로 지정하고 프랑스어에 속하는 기본 언어 권리를 제정하여 정부와 법원에서 사용되게 하며, 5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는 모든 기업은 모든 업무와 근무 일상의 활동을 프랑스어로 수행해야 한다. 교육분야에서도 부모 중 한 명이 캐나다의 다른 곳에서 영어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어린이들은 유치원부터 중등교육까지 프랑스언어로 가르치는 학교를 다녀한다. 이는 모든 이민자 어린이와 미국 같은 영어권 국가 출신이라도 이 법에 적용에서 예외가 없다. 이러한 규정은 엄격하게 시행되어 퀘벡 내에서 많은 논란과 논의의 주제가 되었으며, 실제적으로 영어권 커뮤니티에서는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딸 경우도 유치원부터 10학년까지 영어권에서 교육을 받았고, 원칙적으로는 영어권 학교에 갈 결격 사유가 없었지만, 교육청으로부터 허가증을 받지 못해 결국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학교를 가야 했다.

영어권 학교를 가려면 위의 모든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교육청으로부터 허가증(English school eligibility quebec)을 받아야만 갈 수 있기때문이다.



이 법안으로 인해 퀘벡 사회에서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소셜 미디어와 언론에 보도되는데, 그해 7월에는 퀘벡의 가장 큰 영어 주간신문사인 Suburban 지는 파스타게이트 (Pastagate), 카지노게이트(Casino gate), 그리고 앵무새게이트(Parrotgate)라는 기사들을 줄줄이 발표했다.


파스타게이트 (Pastagate)


 2013년에 발생된 사건으로  마시모 레카스(Massimo Lecas)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고급스럽고 인기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경고장이 날아드는 것으로 시작했다.

영업정지 경고장에는 레스토랑의 메뉴가  파스타(Pasta), 안티파스토 (Antipasto), 그리고 오징어튀김(Calamari)이 불어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뿐 아니라 화장실 수도꼭지에 on/off가 프랑스어대신 영어로  명시되어 있으니 테이프로 붙여 놓으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한다.

파스타를 파스타라(Pasta)고 기입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기입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결국 랭귀지 폴리스들은 여론과 시민들의 비웃음과 비판을 받았다.


출처: https://ygreck.typepad.com/ygreck/2013/02/pastagate.html


앵무새게이트(Parrotgate)


이 사건은 몬트리올의 바이오돔(Biodome)에 살고 있는 부통(Bouton)이라는 앵무새와 관련이 있다.  랭귀지 폴리스(The 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가 두 차례 방문하여 부통이 영어를 너무 많이 말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래서 부통의 사육사는 그 앵무새에게 프랑스어 오디오 북을 들려주며 프랑스어를 가르쳐주려고 노력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부통은 직장에서 프랑스어를 말해야 한다는 언어법 101을 위반했으므로 토론토 동물원으로 추방된 것이다. 퀘벡정부는 프랑스어와 프랑스어권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퀘벡시티에 있는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앵무새 마리 -이브(Marie-Eve)로 그 자리를 대신하게 했다.

Biodom에서 쫓겨난 앵무새 부통. 사진출처 :wordpress.com



카지노게이트( Casino gate)


몬트리올의 카지노 기계들은 거이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한 것을 썼다. 그래서 모든 사용 설명서가 영어로 되어있다. 여기도 랭귀지 인스펙터가 나와서 조사를 했고, 사용설명서가 모두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번역을 해야 하며, 번역이 끝날동안은 영업정지 명령이 떨어졌다는 설도 있다.



이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언어를 쓰는 민족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웃픈 이야기다. 이 기사를 쓴 신문사는 이것이 풍자적 기사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기사를 진실로 믿고 있다. 왜냐하면 퀘벡의 프랑스어 언어청(The 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이 얼마나 엄격한지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퀘벡에서 살아남으려면 불어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불어공부는 생존이다.


*대문사진출처:CTV News Mont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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