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졸업생의 축사 중 “오늘이 새로운 청춘의 시작”이라는 말에 마음이 뭉클했다.
새로운 청춘. 나에게 새로운 청춘이 있긴 했던가. 26살부터 10년간 단 하루도 백수인 날 없이 몇 푼 안 되는 월급에 목매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챗바퀴처럼 굴러온 인생 아니었나.
기억에 남는 건 2년씩 두 번의 장기연애, 10년 치를 정산하면 얼추 삼사천은 되지 않을까 싶은 유흥비와 택시값, 가끔 숨통만 트이게 해 줬던 가까운 해외여행 정도.
되도록 과거는 회상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과거의 나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과 순간들이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싹 잊고 35살부터 새로운 청춘이라고 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고, 절망만 하고 살기엔 억울해서 욕만 나온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른 나이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지 않았으면 결코 지금 없었을 굉장히 큰 것들. 문재인 윤석열 땐 안 됐지만 박근혜 때여서 가능했던 것들. 그냥 그것들로 퉁치는 셈 치고, 더 늦기 전에 남자나 만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