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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구 Jul 17. 2024

힘차게 발을 휘젓다보면 됩니다

버터를 만들 줄 아는 사람

몇몇 새로운 사건들을 겪으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어떻게 살아야만 한다- 라는 모범적인 인생의 답안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으레 사람들이 말하는 '정석루트'를 밟아오다 잠시 길 아래편으로 내려와보니, 얼마나 그 길이 빈약하고 휑하기 짝이없는 길인지 보이더라고. 길 위에 서서 무작정 앞만보고 달릴때는 몰랐는데, 멈추고 내려오니 삶의 새로운 구석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서 바람직한 정답은 없다. 인생의 공략집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 한 개인의 인생은 게임처럼 정해진 미래의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거든. 그러니 지금 이 사고들을 겪는 내가 최초의 탐험가인 셈이다. 한참동안 그 비법서를 찾아다니다 이제야 어렴풋이 깨닫는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혹시 '탈무드 개구리'라는 일화를 들어본 적 있는가?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 세 마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각기 다른 생각으로 모두 다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첫번째 개구리는 빠진 자신의 모습을 그저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냥 네 발 뻗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두번째는 생각하고 계산까진 했다. 그러나 '우유통이 너무 깊어서 나가기는 틀렸고, 뭐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체념했다.

세번째 개구리는 달랐다. 어떤 비관이나 낙관도 하지않고, 후회도 잠시 접어두고선 현실을 직시했다. 코를 위로 내놓고 천천히 헤엄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뜨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라는 심산. 그렇게 쉼없이 헤엄을 반복한 끝에 개구리는 다리에 무언가 단단한 것이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다리로 우유를 휘저으면서 버터가 생겨났고, 단단해진 그 위를 딛고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세번째 녀석은 우유통 밖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어쩌면 이건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각자의 우유통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거다. 다들 저마다의 걱정거리와 힘듦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니까. 그런데 그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천차만별이겠지. 나는 그래서 나와 함께 버터를 만들어갈 사람들을 찾고 싶고, 그들과 함께있고 싶다. 삶의 자세가 멋진 사람들. 우선 나부터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많이 노력해야겠다.


새로운 도전들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삶의 활력은 별다른 곳에서 오는 게 아닌것 같다. 물론, 일정한 사이클을 타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 나에겐 새로움을 두팔벌려 맞이할 타이밍인 것 같다.

쉴새없이 휘젓다보면 뭐든 될거고, 나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아니까.


여러분 곁에도 즐거운 새로움들이 날아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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