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을 찍는 사회에 불편을 고하다
어느 봄, 다섯 살 아가랑 산책을 나갔다. 길을 지나다보면 헬스장 광고판을 많이 지나친다.
몇 년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 코로나 전후로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스타그램의 인기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학교와 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초, 중,고등학생이 정말 많은 곳이다. 아이들이 가는 어디든지 이 바디프로필과 헬스장 광고들이 길을 방해할 정도로 서 있는 이 사회가 너무 슬프다.
너무 노골적인 포즈와 자세들
속옷 차림으로 속옷인지
속옷도 아닌건지 알 수 없는 옷을 입은 그들을 보며
마음 아프다.
그 밑에 화려하게 장식된 그 분들의 프로필들
눈을 어디다 둬야할 지 모르는데
다섯 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
“저 이모는 ‘쭈쭈’ 가 다 보여”
“저 아저씨는 팬티보여. 아이 챙피’ ”
어린이집에서는 서로의 몸을 들여다보고 만진 걸 나쁘다고 가르치면서도 길을 나서면
‘날 봐요, 날 만져요’ 하는 것처럼
벗은 사진의 사람들의 사진이
집집 마다 현관문 앞에 붙는 이중적인 사회
이 사회가
남에게 보이려고 몸을 만들고
성적 어필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그 모든 모양새가
아이의 눈으로 볼 때는
측은한 ‘ 벌거벗은 임금님’이 아닐까
요새 읽고 있는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작가 요한 하리는 마셜 맥루한의 말을 인용한다.
“매체는 메시지다"
요한 하리가 지적하는 인스타그램 이라는 매체의 무의식적 메시지는
’보여지는 네가 다야‘
’사진으로 보이는 네가 중요해’ 라고
대세가 된 인스타그램 문화에 돌을 던지는 그의 큰 용기에 눈물이 날 정도다.
그러나..
그런 노력을 다하지 않아도
그저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도 아름답다 이야기하는 사회
조금 예뻐보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고 말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4년 3월 어느 날 블로그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