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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우 Oct 19. 2022

김해한글박물관 '용비어천가' 원본 전시


어제 김해에 있는 한글박물관에 다녀왔다. 김해박물관은 가봤어서 거기가 거긴가 했더니 개관한 지 얼마 안된 '한글'박물관이었다. 다녀온 목적은 용비어천가 원본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오늘까지 원본 전시를 하고 다음부터는 영인본을 전시한다고 한다. 영인본이 뭔지 검색해 봤는데 복제본이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 라거나 '육룡이 나르샤~'를 들어는 보았지만 이것이 용비어천가 1장, 2장에 나오는 건지는 몰랐다. 따로 알던 것이 합체! 되는 순간이었다. 용비어천가 원본 옆에 우뚝 서 계시는 분은 나중에 알고 보니 김해박물관 직원분이었다. 같이 간 선생님 한 분이 궁금한 것 이것저것 질문해서 알게 된 내용 중 일부이다. 그 분이 이 용비어천가 원본을 김해까지 가지고 오는데 정말 힘이 들었다며, 9일 한글날에 관람객이 제일 많았다고 하셨다.



우리 선생님은, 이 용비어천가에서 한글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도 하셨단다. 와우! 나는 그런 게 하나도 안 궁금했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용비어천가는 우리말로 쓴 책인데 한글 두 줄에 한문이 주루룩 적혀 있으니 이상하기도 했다. 그 직원분은 용비어천가에서 우리말은 약 10~15퍼센트로 그 옆의 한문은 뜻을 설명해 놓은 각주라고 하셨다. 고작 10~15퍼센트? 적다는 생각이 들지만 만들어진 시기가 세종 때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이 들어간 편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니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끼는 것이다. 궁금증이 생겨 질문하는 게 가장 좋겠으나 매사 궁금한 게 잘 없고 궁금은 궁금으로 남겨두고 마는 나같은 사람은 자세히 설명해 둔 책자나, 안내자분의 친절한 설명이 필요한데 그러질 못해 선생님의 저 이야기마저 없었으면 뭔가 대단하긴 하지만 이걸 보려고 삼십 분을 넘게 달려왔구나 아이고 피곤해..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용비어천가의 보존 상태는 아주 훌륭했다. 책을 엮어놓은 끈도 너무 멀쩡해서 사극 드라마 소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훌륭한 경치를 보고 그림 엽서 같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용비어천가를 보고 드라마에서 보던 거랑 똑같네 라는 말이나 하는 나는.. 지극한 범인이라고 해 두자.. 어제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박물관 관람 후 먹은 항아리수제비였는데 이렇게 쓰면 사람이 너무 없어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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