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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 Mar 11. 2023

내장을 꺼내 쓰지 않겠노라고

그래서 나는 포기하는 법부터 배웠는지도 모른다





내장을 꺼내 쓰지 않겠노라고



                                              티미






결국 메스를 꺼내 들었다.

잠깐 망설이던 그녀가

마침내 결심을 내린 듯

검지 손가락힘을 주어 직선을 그었다.


그녀는

자신 앞에 쏟아부은

내장의 수를 일일이 세어

차비를 마련했다.


작은 내가 욕심을 낼수록

누군가는 많은 걸 포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찍이

포기하는 법부터 배웠는지 모른다.


빨간 돼지의 배처럼

날카롭게 인 날 다짐했다.

그녀를 베고

내장을 꺼내 쓰지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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