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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Oct 29. 2024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권위주의

대한민국의 존속과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에 우리 사회는 열광했다. 하지만 나는 열광에 동참하는 대신 슬퍼하기로 결심했다. 왜 다른 문화권에서 만든 플랫폼의 줄세우기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국가적 영광으로 여기는가?


더 나아가, 우리 고유의 아이돌 음악 스타일을 왜 'K-pop'이라 부르는가? 이는 'pop'이라는 서구의 음악 장르에 'K'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 우리만의 고유한 음악 장르를 정립하고 그 권위를 세우기보다는, 기존의 서구 중심적 분류 체계에 편입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겠다고 외치며 학문, 기술, 산업 등 모든 영역에서 외부 귄위에서 비롯된 평가와 인정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에 사대를 하며 역사적으로 형성된 습관이 어쩌면 종속적인 정체성을 만들어 낸 주된 요소가 아닐까.




최근 AI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진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식의 축적과 인정만으로는 권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더 이상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며 성장을 부르짖던 시대는 끝났다.


따라서 나는 대한민국의 존속과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권위주의'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권위주의'는 정치적 차원의 권위주의가 아닌,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박힌 문화적, 사상적 권위주의를 의미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외부의 권위에 종속되어 살아왔다. 이런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생각의 싹을 자르고, 선진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로막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너무나 자주 기존의 권위에 안주하고, 그것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도 그렇다. 맹목적인 권위의 추종은 개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고, 항상 외부의 인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 아이가 자라나듯 성장해야 한다.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즐기며 하나의 인격체로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은 기존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생각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특히 교육 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외부 지식만을 주입시키는 교육은 그들의 자아를 억압하는 권위적 행위에 불과하다. 대신 각 개인 안에 내재된 고유한 사유의 씨앗을 발아시키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그것을 키워나가며, 자신만의 언어로 세계를 재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는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찾아가며 각자의 시선으로 사유할 줄 알아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선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더 이상 외부 권위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새 시대의 과제이며,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소명이다.



*위 글은 기본학교 지원을 위해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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