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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래블러 Nov 26. 2023

다시 한국으로 #39

Ep39.│터키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다



이른 새벽, 아침 8시 1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전날 맞춰놓았던 휴대폰 알람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눈이 채 떠지기도 전에 손은 이미 휴대폰 이곳저곳을 더듬어 재빠르게 휴대폰 알람을 껐다. 요란한 휴대폰 알람에 혹여나 옆 침대에서 주무시던 아저씨가 깨진 않았는지 채 떠지지도 않는 눈을 살짝 뜨고 제일 먼저 아저씨를 확인했다. 다행히 세상모르고 코를 골며 주무시고 계셨다.


주변에 펼쳐놓은 짐들을 배낭에 하나씩 꾹꾹 눌러 담고는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따듯한 물을 맞고 있으니 정신은 서서히 맑아졌고, 그제야 진짜 떠나는 날이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언제쯤이면 또 나올 수 있을까. 너무 빠르게 지나가버린 것 같은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너무 친절했던 알바생 형과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지만 인연이 된다면 어디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하며 숙소에 눈길 한 번 다정하게 남기고는 숙소를 나섰다. 


새벽의 거리는 쌀쌀했다. 거리의 냉기 때문인지 떠나가는 지금의 상황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부랴부랴 정류장에서 버스 티켓을 구매한 뒤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싶었던 나는 그렇게 나의 추억이 묻어있는 바르셀로나 거리를 눈에 담으며 공항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이미 공항에는 수많은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었고, 무사히 체크인을 마친 우리는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창밖으로 풍경이 잘 보이는 의자에 배낭을 놓고 자리에 앉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구름 사이로 불그스름한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천천히 이번 여행의 여정을 돌이켜 보았다.


출발 전에는 설렘에 가득 찼지만 마음 한편에는 낯선 곳에서의 여정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두려움은 어느새 호기심으로 변했다. 호기심 가득한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을 되찾은 나는 내가 살던 동네를 벗어나 언덕 너머의 더 넓은 세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나라에 사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또 다른 동화책을 보는 듯했고 나 역시 내 이야기를 들려주며 신선한 자극을 받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즐겁게 웃기도 했다.


"체크인하면서 공항에서 단 한 번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니, 이번 여행은 처음도 끝도 완벽한 여행이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동원이에게 농담을 던졌다. 그렇게 우리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고 있었다.


3시간의 비행 끝에 경유지인 터키 공항에 도착했다. 규모가 엄청났던 터키 공항의 면세점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지쳐 벤치에 앉자 졸음이 쏟아져왔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찢고 터키를 여행하고 싶었지만 눈꺼풀은 그러지 않은가 보다. 한참을 졸다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익숙한 한국 음성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이내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려 힘차게 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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