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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28. 2022

11/24(목) 드디어 오늘이 디데이.

아침 여니의 등원 길. 날씨가 꾀 쌀쌀해졌습니다. 

어떤 날은 쌀쌀하고 어떤 날은 낮엔 더워서

아이들 옷을 입혀야 할 땐 고민이 되곤 합니다. 



같은 옷 같은 복장으로 하원을 합니다.

가방까지 내 던지고 기분 나쁨을 표현하는데.. 엄마는 어리둥절..(?)


아이의 화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안 되는 행동은 분명히 알려줘야 하지요.

화는 이해를 하지만 가방을 길 바닥에 던지는 행위는 안되잖아요?


" 기분이 나쁜 건 알겠어. 그럴 수 있지. 근데 가방을 이렇게 하는 건 안돼 "


쓱 엄마 눈치를 보더니 씩 웃어 보입니다.

기분이 풀어졌기에 즐겁게 집으로 왔습니다.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 엄마가 친구들 앞에서 너무 호들갑을 떨었어..." 라네요.

친구들에게 "누구야 안녕" "안녕" 하고 아는 척한 것이 여니는 싫었나 봅니다.

눼눼 공주님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사와요;;

칠춘기의 공주님입니다.^^;




오빠가 책을 보고 자신만의 놀이를 할 땐 여니가 심심합니다.


저녁밥을 차리고 청소며 설거지며 할 일이 있는 엄마가 놀아 줄 수가 없지요.

그럼 여니를 부려(?) 먹으면 됩니다...ㅎㅎ

여니는 안 심심하고 저는 일손이 줄진 않지만(ㅋㅋ) 

할 일(저녁밥을 차리고 청소하는 일)을 할 수 있지요


여니가 오늘은 달걀 볶음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자여자한 여니는 손이 야무져 요리도 제법 잘 도와줍니다. 


밥을 먹고 여니가 구구단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구구단을 외우며 다니는지 구구단이 뭐냐고 물어보았거든요.


아이가 알고 싶을 때 알려주면 아이는 정말 잘 기억합니다.

알고 싶을 때 해주어도 늦지 않은 것 같아요.

7살부터 시작한 한글도 수학도 알려주는 데로 빠르게 흡수하는 여니를 보면 그렇습니다. 

 



후니는 오늘 유독 책에 꽂히는 날이었습니다. 오후 내내 책만 봤지요. 

논술학원도 국어학원도 책 읽기 학원도 독후활동 학원도 주변에 학원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1번 많게는 몇십만 원까지 내고 다녀야 하지요.


몇 시간씩 책을 읽으며 몰입의 시간을 보내는 후니를 보며

'학원비 아꼈다. 아싸'를 속으로 외쳐봅니다. ㅎㅎㅎ




당근 마켓에서 포켓몬 띠부씰을 싸게 팔아주는 분이 계셔 잠시 아이들과 밖으로 나왔습니다.

돌아와서는 후니는 전쟁놀이를  여니는 영어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무지게 내일 있을 학예회 연습도 했습니다.

여니가 선생님 역할을 하며 도와주었지요.


오늘 하루는 조금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하교 후 놀이터에 나가지도 않았고요. 숙제도 빨리 끝냈습니다.

그리고 저녁밥도 빨리 먹었고, 양치도 빨리 하고 잠잘 준비도 미리 해놓았습니다.

무언가 계속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습니다.


바로바로 오늘은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의 경기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여니 빨리 재우기 프로젝트>를 후니와 계획해 왔습니다.

여니가 자면 편하게 축구 경기를 보고 끝나자마자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지요. 




하지만 들떠있는 저와 후니 때문인지 여니 일찍 재우기는 실패를 했습니다.

작은 방에 모여 축구를 보기 시작합니다.

여니가 자면서 볼 거라고 눕기에 방 불을 꺼주었습니다.

축구 전반전 중간쯤 여니는 잠이 들었고

후니와 저는 (불을 끄고 어둡게 봐야 했지만..) 축구경기를 재밌게 보았습니다 ^^


축구 경기를 보고 나면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하는 후니의 하루가 힘들어지겠지요?


월드컵 경기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이, 신랑이 하는 야구모임이, 제가 매일 쓰고 있는 일기가

밥을 먹여주진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르게 살듯,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은 다릅니다.

후니가 축구 경기에 열광을 하는데 반해,

여니는 1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주 작은 사회인 가족 안에서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오늘의 재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이 다음날 하루의 피곤과 바꾼 것임을 알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도 재미와 안 피곤한 하루 중에 무엇을 택할 것인지 판단할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즐거움을 누린 대가에 책임을 다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밥이 될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4년에 한 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의 축구경기가 펼쳐집니다.

마음껏 누리고 그 대가에 따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대~~~ 한민국 짝짝짝 짝짝!! 저희에게 즐거운 경기를 선사해주세요~~!! 파이팅!!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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