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별것 아닌 일들.
결국 모두 아무것도 아닐 것들.
우리가 보는 세상,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사회, 부조리한 상황들, 행복한 순간들, 추억과 감정들.
모두 실재인지, 가상인지, 눈을 뜬 하루가 현실인지, 눈을 감은 꿈이 현실인지.
결국 모두 각자의 뇌가 만들어 낸 것이라면, 꿈도 현실의 일부인가.
감정은 뇌가 속임수를 써 만들어낸 자극인가.
왜 눈물이 흐르는지, 왜 웃는지, 말조차 하지 못하는 신생아는 웃음의 의미를 아는지.
생각을 존재의 이유로 설명한 철학자가 있었다. 하지만 학자들은 생각을 창조하는 뇌 그 자체를 분석해 데카르트의 철학에 의문을 던진다.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 행동의 이유를 묻는다. 이미 행한 일에 각자의 생각을 덧입히는 인간들.
매일 각종 생각들에 휩싸여 글을 끄적였다. 그렇게 써 내려간 메모장을 되돌아보니 나라는 인간의 기만이라는 또 다른 ‘생각’을 한다.
결국 아무것도 아닌, 두개골 안의 기관이 만들어 낸 모든 것. 경이로운 한편 허탈하기도 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식의 사슬을 따라가니 ‘무’라는 한자에 도달한다. 인간이 만든 세상, 구축한 사회를 벗어나 동물적 본능조차 의미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