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싱가포르 6시간
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 10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마다카스카르 3시간 30분
인천에서 비행시간만 꼬박 19시간 30분. 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에 땅을 밟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녀의 회사는 ‘한국상사’.
자원빈국인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소위 말하는 필수 자원을 확보하고자 ‘한국상사’라는 공기업을 설립하여 세계 곳곳에 자원개발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자원개발은 긴 호흡을 갖고 정책적으로 이끌어가야하는 국가적 사업인데, 이놈의 나라는 자원개발을 정치로 끌어들여 비쌀 때 사게하고, 쌀 때 팔게했다.
2008년 석유가격 등 각종 자원 가격이 피크를 찍을 때 언론에서는 앞다투어 “자원전쟁”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 기사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이는 당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묻지마 투자식으로 전 세계의 자원부국이라고 이름 난 곳에 자원개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구리, 유연탄, 우리 삶에 이미 친근하게 들어온 광물말고도 리튬, 우라늄, 희토류 등 이른바 ‘자원전쟁’의 주인공들에 대해 앞다투어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그녀의 회사는 석탄이 국민 삶의 기본 재료였던 시절, ‘진흥공단’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아 ‘편하게’ 운영되어왔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의 회사가 자원전쟁 폭풍의 눈이 되더니,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자원들에 투자를 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경제학 수요와 공급의 제1법칙.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간다.
자원 전쟁 중에 자원 가격은 자연히 계속 상승했고, 덩달아 해외 광산 인수금액은 광물가격과 비례하여 올라갔다.
자원확보 실적이 중요한 고위실세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도 아랫사람들을 찍어누르며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얼마 있지 않아 정권은 바꼈고, 자원전쟁에서 승리한 것마냥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언론에 대서특필했던 언론은 바퀴벌레처럼 사라져버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과거 자원확보 1등 ‘공신’들은 한순간에 ‘적폐’가 되어 몇년간 국정감사의 단골메뉴가 되었다. 더 나아가 검찰조사까지 받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적폐로 몰린 자원개발 투자는 순식간에 매각대상이 되었고,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몇년 만에 팔아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팔고, 또 팔아 얼마 남지 않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마다가스카르의 사업을 맡게 되었다.
기안84가 마다가스카르를 가는 것이 예능에 나오면서 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가 한국사람들에게 뭔가 친근한 나라가 된 것 같다.
예전같았으면 마다가스카르 간다! 라고 하면, 거기가 어딘데? 라는 반응이 먼저였는데,
요즘엔 기안84덕분에 마다가스카르 간다고하니 부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아프리카 대륙.
어쩌면 일생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할 그런 나라에 가게되었다.
마다가스카르. 전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가를 갖고 있는 나라. 연간 1인당 GDP가 800불이 안되는 극도로 가난한 나라.
설렘과 두려움을 가득 안고
목베개를 무기인냥 겨드랑이옆에 끼고
마다가스카르행 비행기에 올라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