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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오 Oct 03. 2023

취향은 만드는 걸까, 발견되는 걸까?

내 취향 연대기 1


어느 날 동생과 나란히 걷다가 그런 말을 했다. 

동생의 직장 동료가 자기만의 취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동생도 나도 자기만의 취미와 취향이 확고한 사람이라 그 말이 참 신기하게 들렸다. 취향이라는 건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내 취향은 어쩌다 지금 같은 형태가 되었을까?


"내 취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 내린 적은 없지만, 주변 지인들과 함께 쇼핑을 하거나 이야길 나누다가 '내 취향일 것 같다.'라고 추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네가 좋아할 줄 알았어.'라는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듣고, '넌 정말 취향이 일관성 있다.'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주위 사람들이 해주는 평을 듣고 나서야 어렴풋이 '나의 취향은 이런 형태를 띠고 있구나.' 막연하게 짐작하게 되었다.


똑같은 『Antifreeze』라는 곡을 들어도 어떤 사람은 백예린이 리메이크한 버전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검정치마의 원곡을 좋아한다. 그런 취향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그래서 곰곰이 나의 흑역사 시절을 되짚어 보아야만 했다. 나의 미취학 아동 시절, 초등학생 시절, 청소년 시절 나는 무엇을 접했고, 무엇에 끌렸는지. 이 연대기는 아주 사적인 한 사람의 삶과 상상과 욕구가 한데 뒤얽혀 오늘날 취향이라는 것으로 뭉뚱그려진 것들을 잔잔하게 펼쳐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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