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변함없는 일요일.

by 제밍





일요일은 변함없이 불편하다, 퇴사 전이나 지금이나.

퇴사 전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빼곡히

쌓아온 피로를 마지막까지 풀어야 한다는 다짐과
어떡해서든 토요일보다 편하게 쉬어야지 하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더니만,
퇴사 후 지금은 토요일은 쉬었으니

오늘은 무언가 해야 하지 않나 싶은 걱정과
어떡해서든 다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만족할 만한 순간들을 보내야 한다는 근심이 가득하다.

월요일부터 한 주의 시작을 세아리니 망정이지,

일요일부터 한 주의 시작을 세아렸다면
더더욱 일요일을 불편하게 여겼을 모습이

눈에 징그럽게 선하다.

무얼 하든 무얼 먹든 일요은 마음이 무겁다.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천장이 무너져내려 게으른 나를 깨우려 들고
약속을 잡아 무언가 하려고 밖을 나서면 하루 종일 침대가 어깨에 붙어 내게 돌아오라 속삭여서.

퇴사 전과 지금이 다른 건 하나다.
오히려 월요일이 왔으면 싶다.






이전 23화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