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남보다 못했어야 하는.

by 제밍







차라리 남보다 못한 사이였으면 싶다.
남보다 못한 사이였으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렇게 속이 시꺼메질 이유도 없고
그것도 고민의 터널을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날것의 지저분함을 담은 말에.

남보다 못한 사이였으면 그저 한 귀로 듣고 아니,

듣는 시늉만 했어도 충분했었을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물보다 못할 말이

폐 속에 박히는 일은 없었을 텐데.

부유물로 폐 속이 가득 찬다.
숨은 답답하고 머리는 안개로 뒤덮이듯 아득해서.
창가에 내리는 따뜻한 햇볕을 쬐며
그렇게 마음이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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