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걷다 보면.

by 제밍





1시간, 조금 빙 둘러진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병원에 다다르는 시간.

사실 버스로 20분 이채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오늘은 걸어가기로 했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무거운 책가방과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한숨소리에 둘러싸이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보단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아 그랬다.


원하는 대로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그 글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올까에 대한 불안,

지난밤 약을 계속 먹어야 하냐 묻는 아빠에 대한 한숨,

어김없이 새벽에 눈을 뜨고만 아침의 피곤함,

걸어가는 지금 이 길의 끝이 없을 것 같은 막연함.


1시간을 걷는 일가 지고는 이 모든 생각은 정리되지 않았다.

어제 보다 맑은 하늘처럼 뚜렷해졌을 뿐.

그래서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차곡차곡 정리하고 어르고 달래야 할 생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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