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독여 주는 책-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여러분은 무엇을 하나요? 저는 보통 잠을 자거나, 초콜릿을 계속 먹거나, 아니면 괴로웠던 기억을 잊기 위해 책 속에 빠져들곤 하지요. 그렇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이 무겁고 어두울 때... 평상시에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막막해져요. 아... 바위 덩어리를 계속 안고 있는 것 같은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털어버려야 하지? 이런 고민이 똬리를 틀고 계속 되지요.
그림책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은 그런 무거운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책이에요. 터키 그림책이라 그런지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다가 아름다운 색감으로 펼쳐지고, 글로 속삭이는 게 한편의 시 같아요.
그림책에서 친구들은 칼벤을 놀이에 끼워 주지 않아요. 더군다나 친구들이 던진 공에 맞아 칼벤의 아이스크림이 땅에 떨어져버렸고요. 칼벤의 마음은 부서지고 말아요.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콘처럼!
칼벤은 부서진 마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요. 너무나 외로워서 물고기들에게 다가가 보기도 하고, 침대에 누워 먼지 알갱이도 세어보고... 천천히 변화하는 세계를 유심히 관찰하지요. 이를테면 달팽이들의 긴 여행을 구경한다든지, 해를 따라 키가 커지는 그림자들을 따라다닌다든지... 아마 칼벤의 속마음은 ‘나도 친구들과 놀고 싶어!’인지도 몰라요. 주변의 세계는 내가 바꿀 수 없지만, 내 자신의 마음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칼벤의 마음이 참 예뻐 보여요.
그렇지만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도 허전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요. 고양이들처럼 따뜻한 우유가 내 마음을 달래줄까 마셔보지만 달라지는 건 순간 뿐! 푸른 잔디도... 무지개도... 칼벤의 마음을 위로해주지 못했어요. 그렇게 희망을 잃고 좌절해있을 때! 불쑥 갈매기가 선물해준 소라 껍데기에... 힌트를 얻지요.
생각해봐.
널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미소를 선물하는 것!
미소를 선물하기 위해 칼벤은 어떻게 할까요? 갈매기가 칼벤에게 소라껍데기를 선물했듯이, 칼벤도 옆집 아주머니께 보라색 제비꽃을 선물합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의 따사로운 미소로 부서진 마음을 고치게 되지요. 내 마음이 부서졌을 때... 그 부서진 마음의 근본 감정이 칼벤처럼 외로움으로 인한 슬픔이라면...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서 친구가 되어주길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먼저 사랑을 선물하는 것... 그게 결국 내 마음을 따사롭게 하는 약이라는 것을 그림책을 통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