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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Feb 16. 2024

ep 29. 초코나무숲 케이크


나는 즐거웠던 일보다 힘들었던 날을 더 잘 기억한다. 힘든 일은 얼른 잊고 행복한 것만 떠올리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어서 이번 주는 좀 힘들었다.


이런 날에는 귀여운 케이크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달콤한 케이크면 더더욱 좋다. 그래서 이번에는 녹차와 다크 초콜릿이 어우러지는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초코나무숲 케이크

* 코코아 제누와즈

코코아 파우더 양을 늘려 더 진한 색의 제누와즈를 만든다. 달걀 양을 과도하게 늘리거나 설탕을 줄이지 않아야 보송보송하고 촘촘한 시트를 만들 수 있다.

코코아 파우더 양이 너무 많다면 버터+두유에 넣어 공정 마지막에 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녹차 화이트 초콜릿 크림과 진주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과 생크림으로 가나슈를 만들고, 따뜻한 생크림 조금에 녹차 가루를 섞어 페이스트를 만든다. 만든 페이스트를 가나슈에 넣어 잘 섞은 뒤, 차가운 생크림을 조금씩 넣어 크림을 완성한다.

시트 위에 크림을 바르고, 진주 초콜릿을 듬뿍 얹는다.


* 다크 초콜릿 크림과 투톤 아이싱

다크 초콜릿 크림도 가나슈를 넣어 만든다. 진한 초콜릿 맛을 위해 66 퍼센트 다크 커버춰를 사용했다.

케이크 옆면 아래쪽에 녹차 크림을 조금 바르고, 옆면을 스크래퍼로 정리하면 투톤 아이싱을 만들 수 있다.


* 초콜릿 칩과 두 가지 크림 장식

8발별 깍지와 상투 깍지로 두 가지 크림을 짠다. 진주 초콜릿, 정사각 초콜릿 칩을 얹으면 케이크 완성.

전날 만든 초콜릿 칩 쿠키가 있어, 조금 부숴서 장식에 활용했다.




쌉쌀한 녹차 초콜릿 크림과 진한 다크 초콜릿 크림이 보들보들한 제누와즈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케이크.

부드러운 크림 사이에 얹은 진주 초콜릿이 바삭바삭함을 더해 주어, 케이크를 먹는 내내 여러 가지 맛과 식감을 선사한다.


초콜릿과 녹차가 잘 어울리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황금 궁합인 줄은 몰랐다. 녹차와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케이크다.


케이크 옆면 아래쪽에 녹차 크림을 더 발랐다면 더 예쁜 투톤이 되었겠지만, 지금의 은은한 색감도 괜찮은 것 같다. 작은 장식이지만 고급스럽고 케이크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어 만족스럽다.


초코나무숲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도록, 두 가지 크림으로 숲을 표현해 보았는데 잘된 것 같아 다행이다. 윗면에 장식한 진주 초콜릿과 정사각 초콜릿칩은 맛도 좋고 모양도 예쁘다.

동그라미와 네모가 크림 위에 콕콕 붙어 있는 게 무척 귀여워서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고민하면서 미뤄두었던 초코나무숲 케이크. 정성을 다해 케이크를 만들고 보니, 케이크를 만드는 동안 슬픈 기억을 잊을 수 있었다는 걸 알았다.


슬프고 우울한 날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 행복한 날도 있고 즐거운 일들도 있다. 그러니 다시 기운을 내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초코나무숲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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