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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Mar 15. 2024

ep 33. 레드벨벳 케이크


언젠가 레드벨벳 케이크를 만든 적이 있었다. 그때는 식용 색소 대신 홍국 쌀가루를 넣어 색을 냈는데, 처음 만드는 거라 우왕좌왕했었다.


얼마 전, 베이킹 재료 정리함에서 빨간 색소를 발견했다. 홍국 쌀가루도 좋지만, 이번에는 식용 색소를 넣어 만들어 볼까?


새빨갛고 새콤달콤한 케이크를 상상하며, 파운드 시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레드벨벳 케이크

* 레드벨벳 파운드 시트

버터를 크림화하는 방식으로 시트를 만든다. 버터, 오일, 설탕을 잘 혼합하고 달걀을 나눠 넣어 핸드믹서로 휘핑한다. 액체 재료에 식용 색소(빨강)를 넣어 잘 섞는다.액체 재료와 가루 재료를 번갈아가며 잘 섞는다.

만든 파운드 시트는 틀째로 완전히 식히고, 3장으로 조심조심 잘라 둔다.


* 크림치즈 크림

차가운 크림치즈, 설탕, 생크림을 섞어 크림치즈 크림을 만든다. 크림치즈와 설탕을 먼저 잘 혼합한 뒤 생크림을 조금씩 넣으며 휘핑해야 매끈한 크림을 만들 수 있다. 새콤한 맛이 좋다면 레몬즙을 소량 넣어도 좋다.


* 원형 깍지 장식과 시트 가루 장식

원형 깍지로 케이크 윗면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시트 가루로 가운데를 채운다. 시트 가루는 파운드 시트를 체에 걸러 만들면 된다. 옆면 아래에도 시트 가루를 둘러 케이크를 완성한다.




한없이 부드럽고 촉촉한 파운드 시트에, 새콤달콤한 크림치즈 크림을 바른 레드벨벳 케이크.

‘벨벳’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조각 잘라 입에 넣으면 달콤한 케이크가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벨벳처럼 부드럽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파운드 시트라서 냉장고에 넣으면 단단해질까 걱정했는데, 케이크는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부드러웠다. 게다가 파운드 시트와 크림치즈 크림은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촉촉하지만 바스러지지 않을 정도의 밀도 있는 시트와 꾸덕하고 쫀쫀한 크림치즈 크림은 더 말할 필요 없이 완벽하다.

식감이나 맛도 그렇지만, 특히 색이 예쁘다. 새빨간 시트와 새하얀 크림은 케이크를 고급스럽게 만든다.


파운드 시트는 제누와즈와 다르게 가장자리가 부서질 수 있으니 조심조심 잘라야 한다. 사실 3장으로 자르다가 시트가 부서지는 바람에 반죽을 다시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원형 틀 2개 혹은 3개에 반죽을 나눠 굽는 거였구나. 다음에 또 파운드 시트를 만들게 되면 나눠 구워야겠다.


장식을 어떻게 할지 오래 고민하다가 케이크를 아이싱한 뒤 즉흥적으로 장식해 버렸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레드벨벳 케이크와는 좀 다르고 특이한 케이크가 되었다.

처음엔 괜찮을까 싶었는데, 자꾸 보다 보니 예쁘고 독특해서 괜찮은 것 같다. 다음에 또 만들게 되면 다른 장식을 해 봐야지. 레드벨벳 컵케이크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




오랜만에 레드벨벳 케이크와 함께하는 주말.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발전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완벽하지 않으면 좀 어때. 나에겐 하나하나 소중한 케이크인걸.


시트를 반죽하고 크림을 바르고 케이크를 장식하는 순간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그 시간들이 나는 여전히 즐겁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레드벨벳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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