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즐기는 아이

단단하고 자유롭게.

by 지혜
의도적으로 편안함을 깨는 행동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크리스 브로건


<시작하는 풍경>

‘작은 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첫날 첫인상을 좋게 남기고, 능숙하게 적응하는 등 잘하려고 긴장했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남해읍에 조그만 집을 구해 ‘작은 이사’를 했다. 매트 3장, 이불 3채, 베개 3개, 그릇 3개, 컵 3개, 비누 등. 세 가족이 당장 씻고, 잠자는데 필요한 것들만 달랑 옮겨 두었다.


그로부터 또 며칠 후, 딸 역시 ‘작은 학교’의 전학생이 되었다. 동그란 두 눈, 노랗게 염색한 머리, 핑크 점퍼를 입은 전학생은 그 아이 엄마와는 달리 첫 등교일에 편안해 보였다. 그다음 날, 나는 딸의 과학 전담 선생님으로서 첫 수업을 했다. 마스크 위로 반짝이는 아이들의 예쁜 눈을 보며 처음 교사가 되었던 시절로 돌아간 듯, 새삼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 쓰는 나의 뇌>

변화라고 해야 할지, 도전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공간의 변화로 인해 도전해야 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그 도전은 채 친 밀가루처럼 곱디고운 방식으로 살아오던 우리 가족의 일상을 바꾸었고 우린 그 경험 속에서 점차 단단해진 것 같기도,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기도 했다.


우선 나와 남편은 업무상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각자 다른 과제이긴 했으나 남편도 나도 마음속 부담이 말 그대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딸은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고, 달라진 학교 시스템에 적응해야 했다.


우리 가족은 힘들어진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동지로서 소소하거나, 커다란 어려움을 함께 겪어야 했다. 길어진 이동시간, 두 집을 오가는 생활-의식주 전반에 걸친 불편함, 익숙함이 전혀 없는 곳에서의 생활을 ‘함께 또 함께’했다. 그것은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며 우리들의 뇌가 새롭게 구조화되는 과정이었다.


업무, 배움, 생활, 관계 이 모든 것이 변화된 상황 속에서 삶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전을, 이 상황을 더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갔다. 즐거움을 위한 도전이란 힘든 일상에 찌들지 않기 위해 삼각김밥을 챙겨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해지는 바다 앞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1일 1샷’ 찍기를 하는 등의 활동이었다.


<변화와 도전이 건넨 메시지>

1. 고정된 땅이란 없다. 안정된 삶은 득과 실을 모두 가지는 것이었다. 의도적 일탈이 삶을 더 다채롭게 할 수 있다.


2.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보는 용기를 발휘하라.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자신에게 솔직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3. 완벽한 준비란 없다. 한 발을 내디뎠다면 매 순간 우리의 선택으로 아름답게 채워나가면 된다. 일단 시작해보면 의외로 그리 복잡하지 않고, 어느 상황에서건 방법을 찾게 된다.


4.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고충들을 끌어안는 넉넉함을 가져라. 그 고충들과 함께 뒹굴며 나는 성장한다.


5. 기쁜 것, 감사한 것을 느끼는 여유를 가져라. ‘바쁨’ 속에 스쳐보네기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6. 너무 잘하려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7. 변화와 도전은 의식주와 같이 물리적인 부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생각과 의식의 변화이다. 실제 변화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짐가방을 들고 다니는 상황이 아니라 ‘짐가방 속 꼭 필요한 물품들의 기준’ 같은 내 생각의 문제이다.


8. 우물쭈물하지 않는 삶이, 변화를 선택하고 기꺼이 하루하루를 감내하는 삶이 우리를 더 큰 사람으로 키워준다.


9. ‘내 마음은 얼마나 열려있을까? 새로운 것, 나를 키우는 것들을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작지만 위대한 변화는 시작된다.



<딸, 그리고 세상의 아이들에게>


삶이란
하나의 커다란 도화지이다.

그대가 가진 모든 색으로
삶의 도화지를 채워라.

-데니 케이



딸과 세상의 아이들이 오늘의 삶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빡빡한 아이들의 일과표 속에 소소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자리할 수 있길 바란다.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 바꾸고 싶은 습관, 해 보고 싶은 것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온 가족이 함께 변화를 이루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도전의 시간을 겪은 아이는 단단하고 자유로울 것이다. 숱한 도전 앞에서 우물쭈물하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걸음을 옮기며 확장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 멋진 도전들이 모여 고유한 빛깔을 뿜어내며 다채롭게 살아갈 것이다.


‘우리 함께 웃으며 성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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