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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뮹재 Aug 26. 2022

[대구 대봉동] 더피자사운즈

날씨 좋은날 멋진뷰와 함께 피맥을 즐길 수 있는 피자 맛집

 날씨 화창한 주말의 낮. 따사로운 햇볕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야외활동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동네 미용실에서 커트를 하고 나름 젊은 느낌으로 머리 세팅을 받으니 괜히 밖을 더 돌아다니고 싶어졌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여유롭게 피맥을 즐기는 것. 식당을 찾아보니 교동에 '로니스도우'라는 피자집이 있었다. 필자는 교동에 종종 가기 때문에 어떤 식당인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길 코너에 자리를 잡고 있고 2면이 넓은 창으로 되어있어서 외부와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식당이었다. 항상 많은 손님들이 앉아서 피자를 즐기는 모습을 보곤 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로니스도우에 도착을 하자 식당 내부가 너무 어두웠다. 주변에 큰 건물들이 있어서 그런지 볕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맥주를 즐기는 데는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애당초 피맥을 먹고 싶었던 날씨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선뜻 끌리지 않았다.


 다시 찾아보니 몇 블록 다른 동네에 '더피자사운즈'라는 피자집을 발견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밝아 보이는 실내에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브레이크 타임이 16시까지여서 천천히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다. 안내된 주소에 다다르니 예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에 가까운 상업시설이었다. 베이커리 카페와, 분식집, 꽃집 그리고 피자집 등 꽤나 넓은 공간에 식당들이 정말 사이가 예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었다.



창밖 뷰


카페 외부 테이블에 앉아 음료와 빵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 손님들을 거쳐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아주 넓은 공간에 층고가 꽤나 높아서 확 트여있는 기분이 들었고 엄청 큰 창이 떡하니 있어 볕도 잘 들고 경치가 아주 좋았다. 외부 테이블은 따로 없어서 우리는 가장 큰 창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창이 바닥부터 높게 나있어서 마치 외부와 이어져있는 것 같았다. 그냥 밖만 바라보고 기분이 편안해지고 얼른 피자와 맥주를 시켜 게으름뱅이가 되어 싶어졌다.




피맥


메뉴판을 보니 이탈리아식 화덕피자 전문점이었다. 어떤 피자를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채소나 허브가 토핑으로 올려진 것보다는 깔끔하게 치즈만 들어간 피자를 먹는 것이 보다 식사하는 것 같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콰트로 포르마지라는 4가지 치즈만을 토핑으로 올라가는 피자를 주문하였다. 애당초 목적이 피자+맥주였기 때문에 역시 맥주도 두병 주문하였다. 맥주 종류는 호가든과 하이네켄뿐이어서 보다 청량하고 깔끔하게 즐기고자 하이네켄을 선택하였다.



콰트로 포르마지 피자 14,900원



곧 피자가 갓 화덕에서 나와 뜨거운 열기를 은은히 뿜으며 테이블로 제공되었다. 열기에는 코끝을 찌르는 치즈의 고소한 향기가 섞여있어 식욕을 자극했다. 크기는 흔히 미국식 배달피자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피자에 비해서 작은 편이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례해서 저렴한 듯했다. 아주 깔끔해 보이는 피자의 모습에 주문을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서두르지만 행동은 침착하고 천천히 피자를 맛보기 시작했다.





 피자를 한 조각 들어 올릴 때 치즈가 흐르듯 많지는 않아서 약간은 실망했지만 고소한 향기가 예술이었다. 한입 먹어보니 도우는 꽤나 얇았고 화덕에 구워져서 그런지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잘 만들어진 빵 같았다. 치즈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얕아 어떤 치즈가 4종류 올라가 있는지 몰랐지만 �씨에게 물어보고 글을 수정해야겠다.



다만 치즈 문외한이 대담하게 맛으로만 표현해 본다면, 기본 베이스는 모차렐라 치즈였고 화덕이 그을려 갈색을 띠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맛있어 보였다. 신선한 우유맛보다는 어느 정도 잘 데워진 부드러운 우유 같았다. 짠맛 없이 오래오래 씹을 수 있는 질감이 피자를 급하게 먹지 않도록 잘 컨트롤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운데 하얀색 덩어리는 리코타 치즈는 같으면서도 생모차렐라 치즈 같기도 했다. 워낙 부드럽고 편안한 식감이어서 크림치즈 같기도 했는데, 확실히 숙성이 안된 듯 꾸득한 향없이 약간은 달콤한 크림 맛이 느껴졌다. 그 점에서 마스카포네 크림치즈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치즈는 색이 약간 노르스름한 것이 마지 프라이팬에 올려져 살짝 녹은 버터처럼 보이는 치즈였다. 색만을 봤을 때는 체더치즈 혹은 에멘탈 치즈가 아닐까 추측되었고, 이 피자에서 숙성된 치즈의 고소한 향으로 풍미를 더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피자에는 찍어서 같이 즐겨라고 꿀이 한 종지 제공이 되었는데, 고르곤졸라피자를 먹을 때같이 나오는 걸 봤지만 고르곤졸라 특유의 푸릇푸릇한 곰팡이 색이 보이지 않아서 고르곤졸라 치즈는 없는 것 같았다.



 꽤나 심플하지만 깊은 풍미와 가벼운 맛을 모두 지닌 피자에 맥주와 함께 먹으니 너무나도 맛이 있었다. 운이 좋게도 식당에 손님이 우리 둘밖에 없어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늘처럼 lazy한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다시 한번 방문할 의향이 있는 굵직한 심플함이 좋게 와닿은 식당이었다.


The end.




 이 글은 작가가 직접 작성하여 개인 블로그에 선 게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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