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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나봐

아이의 시선에서

by 씐디

며칠전 퇴근하고 오니 아이가 말한다.

엄마 봄이 왔나봐
- 응? 3월부터는 봄이라고 할 수 있지
무미건조하게 대답을 해놓고, 아이가 왔나봐 라고 표현하는 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그래서 곧이어 연달아
- 근데 왜?
라고 물었다.


응 오늘 학원차 기다리는데, 꿀벌을 봤어! 그럼 봄이 온거지?
- 어 맞아! 오늘 꿀벌을 봤어?

아이의 생각지 못한 예쁜 대답에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달력을 보고 기계적으로 느끼는 계절의 변화를 아이는 자연을 관찰하며 몸소 느끼고 있구나.
하루하루가 변하고 계절이 변하고 나이가 변하는걸 너무 당연하게, 무미건조하기 받아들이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서서히 변하는 자연을 관찰하고 그속에서 무언가 깨닫는 아이가 대단하고 대견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후 며칠뒤, 아이랑 천변을 걷는데
엄마! 새싹이 올라온다. 봄이라서 그런가봐~
이 아이는 정말 자연을 사랑할 줄 알고, 관찰할 줄 아는구나. 느리게 변하는 자연의 의미를 깨닫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아이를 보니 그동안 잘키웠다 싶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연은 많이 느끼게 해줘야지..
그래서 이번주도 이주동안 출장갔다 돌아온 신랑을 끌고 무리해서 아이들과 등산을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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