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엄마랑 밥도 먹고 카네이션도 드리고 해서 어버이날이 오늘이라는 것을 잊었다.
우연히 유튜브로 백종원아저씨 채널을 보게 되었고 백종원 아저씨가 방문한 어느 김치찜 식당에서 부부가 같이 일하는 모습이 나왔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부부이셨는데 남편분이 아내분을 졸졸 따라다니며 시중들고 도와주는 게 화면에 나왔고 제작진들도 그것을 주의 깊게 따로 찍기도 했다. 남편분은 아내분 옆에서 음식을 나르기도 하며 아내분 옆에서 도와줄 것이 뭐가 없나 항상 곁에 있었다. 특히 아내가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한쪽 테이블에 앉아 아내를 바라보며 멸치똥을 따는 남편분 화면이 나왔고 그것을 보며 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빠가 일을 퇴직하고 난 이후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빠는 늘 엄마 곁에 있었다.
그 부부를 보니 아빠가 살아계실 때가 생각났다. 엄마는 아침을 하고 아빠는 식탁에 앉아 새우를 까거나 마늘을 비롯한 각종 야채 손질을 하며 두 분이 도란도란 얘기하던 그 모습이 생각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화면 속의 두 부부처럼 우리 아빠 엄마도 저렇게 다정하게 잘 지내셨는데 이젠 그런 아빠가 안 계시고 다시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부엌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 눈물이 났다. 주말에 꾹꾹 참았던 눈물이 그 영상을 보고 터지고야 말았다.
주말에 엄마와 동생과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먹고 나오며 요즘은 구워주는 곳만 가다 보니 직접 굽는 곳에 가는 게 싫다고 동생과 이야기하다 다른 사람들과 고기 먹으러 가면 누가 굽냐고 내가 동생에게 질문을 했다. 동생은 본인이 굽는다고 했고 난 내가 주로 안 굽는다고 했다. 그러다 엄마한테 이모들과 갔을 때 누가 고기 굽냐 물었더니 아빠가 구웠다고 아빠가 고기를 굽고 처형들 드시라고 씹기 좋게 작게 잘라 줬었다고 했다.
좀 전에 식당에서는 직원이 고기를 구워주고 그 크기가 크다고 느꼈던 엄마는 가위로 본인이 다시 잘라 드셨었다. 그걸 대수롭지 않게 봤는데, 아빠가 엄마와 처형들에게 고기를 작게 잘라 구워서 접시에 놓아주었을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다 말했다. '울 아빠 참 다정했어' 라고 말하다 갑자기 울컥했다.
나의 이런 감정과 눈물이 나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엄마보다 좀 더 빠르게 걸으며 내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참았던 마음이었는데...
다정했던 아빠의 빈자리를 유튜브를 보다 슬픈 마음이 올라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슬픈 마음에 그냥 울었다.
아빠와의 마지막이었던 작년 어버이날은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계셔서 챙기지도 못했는데...
올해 어버이날은 챙겨 드리고 싶은데 아빠가 안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