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을 가진 자, 질투심은 저 멀리...

잘고기 노트를 써보자

by 한꽂쌤

상담일을 하는 사람 치고 나는 성격이 조급하고 단순하다. 내 성격이 조급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이유는 '조급함'이라는 네이밍을 붙여준 이들은 모두 타인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조급함이 싫지 않은데 '여유로워야 한다.'는 프레임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들이 나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나는 다시 네이밍을 붙여본다. '신속함'이라고 하면 어떨까? 나는 조급함으로 인해 일을 그르치거나 손해 본적이 많지 않다. 오히려 나의 신속함으로 나에게 또는 타인에게 많은 이로움이 되어 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나의 신속함을 조급함으로 보고 충고한다. '이젠 그렇게 안 살아도 되잖아' 라며 나의 신속함을 조급함으로 인정할 때까지 종용할 태세다.


이젠 그렇게 안 살면 어떻게 살란 말인가. 나는 나다울 때


가장 빛난다.

가장 신난다.

가장 힘이 난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은 나를 자신들이 원하는 모양으로 다시 빚으려고 한다. 내가 그 신속함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하고 앞으로 또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관심은 없다. 누군가에게 있는 성격적 특성을 수정해야 할 수준은 그 성격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되거나 일상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동반되는 경우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의 특성을 강화하여 강점화 전략으로 나아가도 좋다. 자신의 성향이 늘 바람직한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몇 퍼센트 되지 않는 부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사람에게 있는 다양한 성격적 특성은 양면이 존재한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어두운 면만 바라보고 늘 음침하게 살다 보면


내 삶은 왜 이다지도 어둡지?


라는 생각 속에 함몰되고 만다.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타고나기를 잘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삶을 살 테니 내버려 두자. 나는 그저 라는 씨앗에 공기와 바람과 햇볕과 물을 제공하며 정성을 들이면 된다. 타고났다고 해서 가꾸지 않으면 얼마 못 가서 제 기능을 잃어버린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꾸준하게 관심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


'강점에 올인하라'라는 책을 쓴 도널드 클리프턴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면 그것을 고치려는 함정에 빠진다고 하였다. 강점을 강화하여 열정의 시간을 보내야 할 귀중한 시간을 약점을 없애느라 시간을 축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은 포기하려는 마음이 없어 만족감이 높다. 빨리 습득하고 빨리 진도가 나가기 때문이다. 모든 걸 다 잘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나의 약점을 강점으로 가진 자를 가까이 두는 편이 현명하다.


시무룩한 표정의 30대 여성 A가 내 앞에 앉았다.


A: 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뭔가 기분이 안 좋아져요

T: 기분이 안 좋아지는 이유라도 있나요?

A: 글쎄요. 구체적으로는 생각 안 해봐서.... 그냥 오랫동안 그래 왔어요.

<20여 분간의 대화가 오간 후>

A: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뭔가 잘난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그들보다 뒤처진 느낌이랄까......


나와 타인을 비교하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교가 자신에게 긍정적 역할을 한다면 환영하지만 자신을 움츠러들게 하는 원인이라면 제고해 보아야 한다. 시기, 질투의 근본적 원인은 자신의 내부 세계에 있다. 부정적 자기 인식은


나만 낙오자인 거 같아


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는 것과 같다. 내 친구, 내 이웃, 기타 부딪히게 되는 사람들을 나를 더 못난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제물로 삼고 있다. 만성적으로 갖고 있는 부정적 자기감


나는 별로 해놓은 게 없어

나는 저 사람들에 비해서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없어


라는 열등감을 강렬하게 할 뿐이다.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줄곧 타인을 바라보던 시선을 자신에게 향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가 1년 동안 쓰던 감사노트 쓰기를 잠시 멈추고 '잘고기 노트'를 써보자고 하였다.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용기 내서 친구도 만나고 말벗도 해주고.... 아주 했어

OO아(나의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힘든 세상에 오늘도 무탈하게 사느라 마워

어마 무시하게 하기 싫지만 꼬박꼬박 마음먹은 것을 실천해 나가려는 네 모습이 특해


이처럼 자기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3줄 노트를 써봄으로써 그녀는 한 번씩 웃곤 했다. 가끔은 오글거리고, 가끔은 쥐어짜는 듯한 억지스러운 기분이 들 수 있다. 당연하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한 줄, 두 줄, 세 줄을 완성해 가며 그녀는 자신 안에 있는 보물 찾기를 계속할 것이다. 소중한 보물이 쌓이고 소중한 보물이 내게도 많다는 걸 알면 남들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질투는커녕 오히려 기뻐해 줄 수 있는 넉넉한 여유가 생길 것이다.


당신도 한 번 잘고기 노트를 써보지 않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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