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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보스J Apr 26. 2024

녀석이 참으로 부러워 섧게 울어버렸다

(일상 속으로) 부러움과 시샘을 다루는 방식


녀석이 나보다

부잣집 아들이었다는 것도

학업을 많이 쌓았다는 것도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부럽지 않았다.


다만, 녀석이

내 끝내 좋아한다는 그 말 한마디

전하지 못했던 그녀와

한 쌍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적


난 그만

녀석이 참으로 부러워

섦게 울어버렸다.  


정세훈 시인의 ‘첫사랑’이라는 시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보다 ’녀석이 참으로 부러워 섧게 울어버렸다 ‘는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서러워서 눈물이 날 정도로 누군가를 부러워해본 적이 있었던가?


울기까지는 안 했더라도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몹시 부러웠던 게 언제였던가?


부러움이나 시샘이 마음에서 일어나면  스스로 당황하며 억누르게 된다.  하지만 부러운 감정은 그저 불편하고 불만을  일깨우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라고 작가이자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Envy is a guide to what we want. It gives clear definition to our goals and desires. It shows us where we want to go. It is a way of harnessing our own wishes and turning them into action. “ 


"부러움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한 길잡이다. 우리의 목표와 욕구를 명확하게 정의해 준다.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보여준다. 부러움은 우리 자신의 소망을 활용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그렇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은  우리가 갈망하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들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기심은 파괴적인 힘만이 아니다.  자기 발견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인물에게 부러움을 느끼지는 세심하게 관찰함으로써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과 열망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열망하는 것을 이미 성취한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꿈을 실현하는 첫 걸음을 뗄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부러움을 감정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1. 부러운 감정이 일어날 때,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그 감정에 호기심을 가질 것


2. 어떤 상황에서 부러운 감정이 촉발되었는지 기록할 것

 

3. 시간을 두고 기록한 내용을 살피고

일관적인 패턴이 있는지 관찰할 것


4. 원하는 모습/성취에 다가가지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하고 실행할 것


나이가 들면서 부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게 되었지만(아마도 인생에서 원하는 것들이 굵직한 몇 가지로 보다 선명하게 수렴돼서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매번 부러움이 차오르는 때가 있다.


1.  OOO 지음, 자기 이름의 책을 출간한 사람

2. 어떤 형식으로든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

3.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

3. 자연과 가까이하며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

4. 새로운 스킬 (다른 언어/악기/스포츠 등)을 끊임없이 습득하는 사람

4. 배우자/연인과 인생의 지향점을 공유하는 사람

5. 사사롭지 않고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


요약하자면, 마음의 그릇이 크고 배움을 사랑하며, 자기표현을 멈추지 않고, 흥미로운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며 풍요로운 인생을 향유하는 사람이 나는 몹시도 부럽다.


부러움을 인정하니 마음의 소용돌이가 가라앉고 잔잔한 호수가 펼쳐진다.  맑은 호수 위에는 그림 같은 산의 풍경이 펼쳐진다. 내가 오르고 싶은 산. 가다 멈추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산.


표지사진: Unsplash Pro Church Media

#부러움#시샘#시기#질투#알랭드보통#첫사랑#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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