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탄생 과정 : 속옷, 그리고 나의 불편함

아이디어를 멀리서 찾지 말자

by 포롱

우연한 순간에 떠오른 아이디어


아이디어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생각해낼 수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내 아이디어는 후자였다.


가슴이 크면 그 무게를 지지하는 어깨와 허리, 그리고 목에도 무리가 간다. 상상해보자. 500ml 물병을 두 개의 입구를 줄로 쭉 이어 목에 매달고 다닌다면? 심지어 떼어낼 수도 없다면?

현재 속옷들은 어깨끈으로 가슴 무게를 지지하기에 목과 어깨에 주는 부담을 줄이지 못했고 이 방식을 바꿀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한 유튜브 채널의 코르셋 리뷰를 보았다.


코르셋이 가슴을 아래에서 확 받쳐주어 어깨에 편안함을 주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코르셋이 여성 억압의 상징이라고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가슴이 큰 사람들에겐 어깨에 자유를 안겨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시장조사를 시작하였다.


시중에 나와 있는 코르셋 브랜드가 있는지, 그 브랜드와 경쟁했을 때 내 차별점이 무엇인지, 내 고객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하였고 무엇보다 코르셋이 가슴의 무게를 덜어 허리와 목 통증을 줄일 수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요즘엔 노와이어브라, 퓨징브라 등 편한 속옷이 트렌드이지만 와이어가 있어야 처짐 없이 가슴 모양을 유지할 수 있고 지지력이 강화된 어깨 결림을 완화해주는 제품이라면 가슴이 큰 사람들에게 수요가 있겠다는 점에 시장성을 보았다.


이 문제를 사업계획서에 풀어냈고 나만의 차별점(시제품이 나오면 소개 예정)을 가미해


예비창업패키지에서 4,400만원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13주간의 도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배우다


나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관련 학과에 나온 것도, 관련 일을 한 것도 아닌 전문성이 없는 상태였다. 제품 생산 외주를 맡기더라도 내가 알아야 하는 만큼 교육이 절실했다. 찾아보던 중 관련 교육이 서울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바로 신청했고 13주 동안 매주 서울과 광주를 오가는 일정이 시작되었다.


이 기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창업에 필요한 기술적 지식, 패턴 제작, 소재 선정 등을 배우기 위해 이 두 도시를 넘나드는 과정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매주 일요일, 나는 새벽 일찍 집을 나서 서울로 향했다. 강의와 실습을 통해 다양한 창업 관련 지식을 배우는 동안, 강사님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패턴 제작 수업에서는 내 디자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기술을 익혔고, 이를 통해 내 제품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또한, 소재 선정 수업에서는 속옷의 기능성과 편안함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에 대해 배우면서, 내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매주 반복되는 긴 이동과 교육 일정 속에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느껴졌다. 특히, 창업 과정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압박감은 나를 종종 지치게 만들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여러 번 있었다. 피곤함이 쌓인 어느 날, 강의 중 머릿속이 멍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창업가들을 지원했던 경험과 그들이 보여준 열정이 나에게 다시 한 번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또, 같은 교육을 받는 동료들과의 대화는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한 고민의 시간은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이 13주간의 과정은 나에게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창업가로서의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경험이 되었다.


매주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느낀 도전은 내가 원하는 제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겪어야 할 필연적인 여정이었다. 이를 통해 나는 비록 힘든 순간들이 있더라도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창업이라는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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