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花葬)의 도시
눈구멍과 입, 척추와 갈비뼈 사이로 뻗어 오른 줄기 끝에 꽃송이들이, 비로소 망자의 죽음을 완전하게 애도하듯이 맺힌다. (15p)
시체에서 피어난 꽃이 그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믿는다. (17p)
세상에 이렇게...... 착한 사람이 많다고? 아니면 이 도시에 한해서? 사람들이 그야말로 지나간 세대의 다양한 시체꽃에 자극받고 경각심을 지니게 되어, 두려움이라는 타율적인 요인 때문에라도 질서를 지키고 정도를 걸으며 살았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20p)
남아 있는 것들은 천 년쯤 거뜬히 그 자리에서 버틸 것만 같은 괴화怪花들 뿐이었다. (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