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화를 잘 내?
아빠는 화 안 내는데...
일월화 새벽까지 강의 준비하느라 못 자고, 강의 끝나면 애 하원시키고... 쉬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런지... 머리 감기다가 아이에게 짜증을 냈다.
신랑이 있어서 다행이다. 신랑이 애를 감싸주고 달래주는 사이 나도 마음을 진정시키고 아이에게 사과했다.
"아빠는 화를 안 내는데 엄마는 왜 화내?"
아이가 물었다.
"엄마가 예민해서 그래"
"엄마가 화내서 많이 속상했었어?"
4살 땐 지금보다 더 심하게 더 자주 화를 냈었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무리했나 보다.
늘 부족한 것 같고, 다른 엄마들은 화 안 내고 잘 지내는 것 같다... 예전처럼 애 하원시키는 것이 두렵진 않은데, 내일 일하러 가는 날이라 잠시라도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버겁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아이까지 챙기며 일까지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다. 아이가 커가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나는 조금씩 육아포비아에서 자유로워지겠지?
아이 낳지 말라고 하고 싶다. 애 낳고 키워보니 이런 생지옥이 따로 없다. 그런 고생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가족들이 이해해 주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숨을 못 쉴 것처럼 너무 힘들다.
잠 좀 혼자 실컷 자보고 싶다. 6년 동안 수면 부족 상태에서 애보고 일하고... 너무 고통스럽다. 언제 끝날지... 도망가고 싶은 날이었다.
술을 5년 동안 끊었었는데,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풀 유일한 길이 먹는 거다. 애 자는 동안... 내 잠자는 시간 줄여가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싶다.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삶이 지긋지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