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이혼하신 부모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
부모의 이혼과 자녀의 상처
어릴 때 부모님은 늘 심하게 다투셨다.
태권도를 하셨던 아버지는 어머니를 심하게 때리셨고, 집안 살림들을 닥치는 대로 부숴버렸다.
TV, 식탁, 수족관...
엄마도 살려고 이혼하고 나가시면
내가 아빠한테 죽기 직전까지 맞았었고
내가 못 견디고 살고 싶어서 17살에 집을 나갔더니
동생들의 마음이 병들어서 30세가 넘는 지금까지도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견디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난 일찍 그 지옥에서 탈출했지만
어린 동생들을 돌봐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난 10년 넘게 돈 벌어서 상담받으며 나를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데 올인했지만, 동생들은 부모도 없이 혼자서 이 험한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집을 나가지 않고 동생들을 돌봐줬을 것 같다.
내가 너무 철이 없었고, 이기적이었다.
엄마처럼...
내가 집을 나갔을 때 어린 내동생은 울었었다고... 성인이 되고 나서 내게 말해주었다.
엄마가 집을 나갔을 때 내가 울었었던 것처럼...
그땐 나의 고통밖에 볼 수 없어서 내가 동생들을 버렸었다는 걸 몰랐었다.
엄마가 날 버렸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도 동생들은 버렸던거구나...
난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 미안하다.
지금도 불행하게 혼자 살고 있는 동생들을 보면
차라리 결혼을 안 하는 삶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 낳아서 키우는 고통을 또 느끼느니...
그런 경험을 나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너무나 고통스럽고 불행했으니까...
그냥 이대로 삶을 끝낸다 할지라도
차라리 다행이라고 안도할 것 같다.
이젠 더 이상 어린 시절의 고통 속에 있지 않아도 될 테니...
너무 미안하다.
내가 나를 버린 부모와 연락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들을 버린 나와 연락하지 않는 동생들이
이젠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