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추석 연휴 때 집을 나갔다.
내면아이와의 대화
객관적으로 보면 신랑이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말 한마디에 너무 기분이 나빠져서 같은 장소에 함께 있을 수가 없었다.
친정 아버지도 같이 점심 드시려고 오셨는데, 내가 집을 나가버려서 추석연휴 동안 우리 아이는 또 엄마 없이 시간을 보냈다.
"엄마만 없었어"
또 미안하다. 난 하염없이 눈물이 나서 이 아이(나의 내면아이)랑 글을 쓰며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원하는 게 뭐야?"
"희생을 동반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해"
"이름이 뭐야?"
"핑크"
"핑크야, 넌 언제부터 내 안에 있었니?"
"초등학교 1학년 부모님께서 이혼하시던 날, 복도에 주저 앉아 울고 있던 그때부터"
아... 그때의 나를 만났다.
그때 난 고작 8살인데...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눈물이 났다. 그 아이가 계속 명절때마다 나와서 나를 휘둘렀구나.
많이 울었다. 난 어찌할 수 있는 게 없고... 엄마가 필요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를 볼 수 없었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 큰 상처구나... 우리 딸에게 똑같은 상처를 줄 수는 없지...
핑크야, 너가 많이 슬프고... 비참하고, 절망적이고, 참담하고... 그 심정을 어떻게 내가 감히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같이 울어주며 공감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서 진정이 되었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음 명절 땐 오순도순 가족끼리 잘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