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의 친정 가족
가족의 단절로부터 얻은 통찰
친정 엄마는 산후조리도 안 해주시고, 아기도 안 봐주시고 이 부분은 이제 포기했는데도 날 도와주는 누군가가 그리웠을까?
애 낳고 도와주시던 분들께 서울까지 와달라고 부탁드렸다.
수지 살 때 와주시던 청소 매니저님,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대학생 베이비시터,
수지 살 때 마사지 선생님까지 불러서
모처럼 집이 북적북적했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마음에 풀리는 것이 있었다.
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출까지 받아가며
베이비 시터 샘께는 하루 종일 있어 달라고 하고
청소 매니저님은 친정 엄마처럼 따뜻하신 분이다. 집안 곳곳을 깨끗이 청소해 주셨다.
마사지 선생님은 동생 같은 분이고...
내 동생들은 조카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다.
나에게 무언가 섭섭한 것이 있는지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아서 마음이 닫혔는지
너무 섭섭하다.
아직 결혼도 안 했으니 경험하지 못해서
애 낳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친정 가족들의 도움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모르겠지. 내가 고아인 것 같다.
돈 많이 벌어서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 고용하면 조금은 더 당당해지고 내 마음도 풀릴까?
굳이 멀리 사시는 분들 오시라고 해서 돈도 몇만 원씩 더 드린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루에 30만 원이나 썼다. 그래도 괜찮다. 내 마음에 위로가 되었으니...
내 동생들이 조카도 보러 와주고
조카랑 놀아주는 거 볼 수 있으려나?
우리 가족들은 이렇게 서로 뿔뿔이 흩어져서
남남처럼 살까?
동생들도 결혼하게 된다면, 아이를 낳으면
더 친정 가족이 그리울 텐데...
화목하고 서로 왕래하며 도와주는 가족이 부러울 텐데... 그땐 내가 도와주고 싶다.
내 딸은 외삼촌, 이모한테 어떤 선물도 받아 본 적 없고 얼굴도 못 봤지만,
난 동생들 임신했을 때 축하도 해주고, 아기 옷도 사주고, 백일 때 돌 때 금반지도 해주고 싶다.
남들이 평범하게 하는 것들이 우리 가족에겐 참 힘든 일이다.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나도 17살에 가출해서 지금까지 가족들과 함께 살지 않았지만... 아마 동생들도 언니가, 누나가 엄청 필요했을 텐데, 내가 집에 없어서 그리웠을 것이다.
내게 이렇게 하는 건 다 이유가 있겠지.
무의식적으로 자기들이 당한 대로 복수하는 것이 마음의 원리니까...
언젠간 내가 풀어줘야지!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언젠가가 오겠지.
그때 내가 도와줄 수 있도록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겠다!
동생들은 내가 가출한 이후로 누나가, 언니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몰랐는데
이젠 내가 동생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네...
가족이 단절된다는 것은 그땐 미처 느끼지 못해도
단절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모두에게 참 가슴 아픈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