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겐 상담이 필요하다

나도 11월 1일부터 <자기 분석> 들어간다. 얏호!!

by 김혜정


몇 주 전, 공개 사례 발표에 참관한 적이 있다. 한국상담심리학회의 회원이 되어 그곳에서 부여하는 민간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공개 사례 발표도 그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개사례 발표는 현재 내담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 수련의 내용을 슈퍼바이저 교수님들과 참관인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슈퍼바이저 교수님들은 두 분이었고 발표자도 두 명이었다. 나는 두 사례를 모두 참관할 수 있었는데 아직 실제 현장의 상담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선 두 분의 상담 사례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이 시간이 무척 뜻깊었다.



두 분 상담자의 내담자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울증이 있다는 것. 한 분은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우울증이었고 다른 한 분은 과대한 인정 욕구와 자존감 결여로 인한 우울증에서 발전된 조울증이었다. 사례마다 특수성이 있고 배경이 있었다. 개인 정보를 밝힐 수 없어 낱낱이 드러낼 수는 없지만 우울증의 배경에는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힘이 들었을까? 그것은 자기 모습을 온전히 수용해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타인을 인식하면서 자기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기도 전에 자아의 개념을 인식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어린 아기들도 자아의 주체로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어느 정도 크면 타인들과의 관계로부터 자기의 모습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들 내담자에게는 어렸을 때 무조건적인 수용, 즉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과 존중을 받았던 경험이 부족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의집중해서 바라보면 누구나 지극히 평범하다. 평범한 존재로 태어났다. '넌 너무 예민해서 인간관계가 어려울 것 같아, 넌 머리가 비상하니까 공부만 해도 성공할 거야.'라는 말로 그 어린아이의 성격이나 특징을 규정짓는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을 것이다. 물론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은 있다. 하지만 이 기질조차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질에는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기초가 있지만 환경 요인들과 성숙은 아이의 성격이 표현되는 방식들을 바꿀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리고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면 부모가 자녀들의 행동을 해석하고 행동의 이유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틀을 바꿀 수 있다. (앞 두 문장의 출처 : 지식백과)



그러니까 부모가 자녀의 기질과 성격을 얼마나 진지하게 파악하고 자녀가 커나가는 동안 긍정적인 정서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쳤는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미성숙하므로 대체로 부모의 말에 순응하며 무비판적으로 따르게 되지만 그렇게 커가는 동안 성격이 형성되고 부모의 말이나 태도에 따라 자존감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모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완독한 책 <회복탄력성>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이해하고 또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다.



에미 워너의 카우아이 섬 연구의 핵심적 결론은 높은 수준의 회복탄력성을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고 신뢰를 보내준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어려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해야 아이들은 타인과 나를 동일시하는 자아확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아확장력이야말로 세상을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며 공감능력의 원천이다. - 김주환 <회복탄력성>, p196


어려서 엄마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야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뇌의 부위가 제대로 발달한다. 인간관계 속에서만 뇌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레스텍이 말하는 '뇌는 사회적 실체다'라는 명제는 은유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직설적 표현이었다. - p200


아기의 마음 상태를 잘 읽어내는 능력을 지닌 엄마를 둔 아이들의 언어능력과 놀이기술이 월등하게 뛰어났다. - p201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칭찬이 주는 쾌감에 중독되어 끊임없이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느라 자신의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한다. 혹시 무시당하거나 비판이나 경멸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두려움에 떨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실패나 역경 자체를 두려워한다기보다는 그것이 가져올지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의 무시나 비난을 더 두려워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만 나 자신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 자신과의 관계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건강해지고, 그래야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며, 그래야 회복탄력성이 생긴다.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워져야 한다. - 김주환 <회복탄력성>, p.11





요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사망 원인조차도 자살이라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행복 수준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초등생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코로나 이후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들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집단 우울증이 만연해 있는 양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상은 20대 여성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연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자존감)과 대인관계능력이다. 이것을 갖추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객관화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정서를 자기 안에 심음으로써 대인관계에서 빚어지는 부정적인 경험도 자기의 방식대로 승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말로 하긴 쉽지만 체득하는 건 어렵다. 단숨에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러니 어려서부터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또 실패도 수용하고 극복해 나가면서 자기를 이해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타인도 자기처럼 수용할 능력이 생긴다. 허구한 날 자기만을 높이라는 말로 오해하면 안 된다. 자기만 높이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사람은 나르시시스트로 발전한다. 조심하고 경계하라.



인생을 사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소통능력이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남자보다 여자의 소통능력이 좋다는 건 오랜 연구의 결과로 이미 판명이 나 있다. 와이프 없이 사는 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명이 14년 짧다고 한다. 반대로 남편이 먼저 저 세상에 가고 홀로 남은 여자는 오래도록 산다고 한다. 소통능력이 기본적으로 부족한 남자들의 비애다. 그러나 요즘에는 소통능력이 부족한 여자들도 많아지는 추세인 것 같다. 오로지 자기만 사랑하고 타인을 멀리하는 개인주의자들 천국이니 말이다.



남자든 여자든 만약 오래 살고 싶다면 늦었다 생각 말고 소통능력부터 키우자. 그리고 소통능력을 더 키우려면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 그다음에 타인...



p.s. 11월 1일. 나의 <개인 상담>이 시작된다. 이것은 내가 내담자가 되어 상담을 받는 것이다. 대학원에서 무료로 받는다. 음하하. 너무 좋다. 기대된다. 11월 1일 이후에는 브런치에 나의 개인 상담과 자기 분석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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