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의 지인의 일이다.
아이가, 세상에 우리 아이가 같은 반 한 친구를, 학교 앞에서, 그것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때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것도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일하던 중에 아내의 연락을 받았고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커피를 쏟을 뻔했다. 우리 아이가... 대체 왜... 설마... 아니겠지... 그래. 아닐 거야...
맞았다는 아이의 엄마에게서 항의 연락이 왔다고 선생님이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주었고 그 아이 엄마의 연락처도 받았다고 했다.
곧바로 아내는 전화를 했고 사과를 했다. 아이 아빠와 당장 가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했지만 사과를 받을 마음이 없다고 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했다.
너무나 걱정이 된 나머지 다시 그 아이의 엄마에게 간절한 사과의 마음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 아내와 직접 댁을 찾아가 사과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무런 답이 오지 않았다.
답답한 상황 속에 그 아이가 괜찮길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퇴근해서 우리 아이에게 물었다. 어제 그런 상황이었을 텐데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친구와 다퉈서 그런 거였고 크게 생각하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엄마, 아빠에게 얘기하면 야단맞을까 봐 그랬겠지 하고 하루가 지났다. 취재로 외근을 갔던 그날, 정신없는 점심 무렵이었다. 다급하게 걸려온 아내의 전화, 그 아이의 엄마가 학폭을 접수했다는 거다.
담임 선생님은 학폭 거리가 되지 않을 사안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기어이 학폭을 접수했고 우리 아이는 한순간에 '가해자'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