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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r 09. 2024

곱창 안 먹는 사람도 자꾸 손이 가는 한우곱창집

경기도 일산 '원조한우곱창'

하필 약속 장소가 곱창집이다. 기피 음식 1위가 곱창인 나에게 곱창집 약속은 늘 챌린지와도 같은 상황. 하지만 침착하게 약속 장소로 갔고 보름달 같은 곱창 트레이를 마주했다. 경기도 일산 주엽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원조한우곱창. 오랜 전통의 맛인데 깨끗한 새집 같은 신상 맛집이다.

그야말로 곱창집이라 곱창만 있다. 곱창, 대창, 막창, 특양, 염통을 한데 모은 모둠구이가 답! 中자(600g) 55,000원, 大자(800g)가 75,000원이다. 2인이면 中자, 3인부터는 大자가 좋다. 웬만큼 배부르게 곱창을 먹는데 이 정도 비용이면 가성비 좋지 아니한가. 그것도 한우라면 말이다.

주문과 함께 나온 된장찌개. 아니 이게 서비스라는 게 말이나 되나? 건더기 반, 국물 반, 거기에 냉이, 조갯살 가득 이 찌개만으로 소주 한병각이다. 공깃밥을 주문해 말아먹을 뻔. 보글보글 끓여진 된장찌개에, 그 맛에 감동했다.

주문과 함께 내어져 나오는 간과 천엽. 싱싱한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거라 더 반갑다. 주말은 도축장이 영업을 하지 않아 간이 제공되지 않는단다. 하나둘 찬이 나오고 곱창이 왜 이렇게 안 나오지 싶을 때 가득 담긴 곱창 트레이가 대령되었다. 빛깔이 이렇게 곱네? 싶어 자세히 보니 모두 초벌을 한 후 세팅을 한 거였다.

기다린 보람이다. 자칫 불 조절을 잘못해 태워먹을 수 있는데 초벌이 되어 나오니 바로 잘라 조금 익힌 후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곱창을 특히나 안 먹는 내가 양과 염통을 중심으로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일행의 젓가락질은 물론 쉴틈이 없었지만 말이다.

대창을 특히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배려해 주인장은 양의 양을 더해 주었다. 특히 염통은 타지 않게 적당히 익은 상태에서 먹어야 최상의 맛을 맛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친절에 그저 감사했다. 일행 중 한 명은 혼자서 소주 3병을 까는 위엄을 토해주었다.

볶음밥을 또 빼먹을 수 없지. 그래서 2인분을 주문했다. 치즈를 넣어도 안 넣어도 3천 원이라 노빠꾸 치즈 투척! 난 솔직히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게 바로 이 볶음밥이었다. 곱을 베이스로 남은 곱창과 김치가 어우러진 볶음밥에 모짜렐라 치즈, 김이 함께하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싹싹 긁어먹으니 어느새 주문했던 술이 모두 비워져 있었다.

감히 북서울, 경기권에서는 탑티어 가성비 한우곱창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 주엽역 원조한우곱창집 말이다. 주인장의 깔끔한 성격 탓인지 가게에 냄새며 청결 상태며 모두가 탑티어다. 서울에서 조금, 아니 많이 먼 것이 흠이라면 흠. 그래도 이렇게 맛있고 가성비 있는 한우곱창집이라면 한 번쯤 가봐야 하지 않을까?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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