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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15. 2024

에그인헬 말고 에그인헤븐

내 맘대로 만들어 먹는 주말요리

새빨간 토마토소스에 둥둥 떠있는 계란, 그래서 에그인헬이라는 재밌는 이름의 요리. 샥슈카라도 하는 에그인헬이다. 에그인헬은 튀니지에서 유래한 요리로 원래 이름은 샥슈카라고 한다. 샥슈카는 아랍어로 혼합물을 뜻하며 토마토와 고추, 양파로 만든 소스에 달걀을 넣어 끓이는 식으로 요리하며 취향에 따라 향신료를 더하는 요리다. 복잡하지 않은 레시피라 쉽게 생각하지만 준비하고 조리하다 보면 또 쉬운 게 아닌 에그인헬이다. 에그인헬의 기본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200ml 1컵 기준)
양파 1컵, 마늘 1스푼 올리브유에 노랗게 될 때까지 볶는다.
작은 프랑크 소시지 2개, 베이커 1개를 썰어 넣어 함께 볶는다.
우유 1컵을 부어서 함께 끓인다.
토마토 1컵, 바질페스토 1, 2 스푼, 레드 페퍼 1스푼 준비해 놓고 우유가 끓을 때 넣어 함께 끓인다.
(시판용 토마토소스로도 충분)
소스가 뭉근하게 끓기 시작하면 달걀 2개를 넣고 달걀이 익으면 완성!
그릇에 담고 위에 토핑으로 파슬리 후레이크와 새싹잎(혹은 루꼴라)을 올리면 끝.
바게트가 있다면 구워서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 이렇게 우아하게 먹을 주말이 안된다면 아주 아주 간단한 레시피로 만들어보자. 시판용 토마토소스만 냉장고에 있다면 재료의 반은 확보한 셈. 여기에 계란이 있다면 재료가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아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에그인헬 레시피, 아래와 같다.


(계량 따위 필요 없다.)
냉장고 안의 양파와 한우, 새우, 토마토를 꺼낸다. 잘게 썰어 둔다.
팬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넣어 한우와 새우, 양파를 볶는다.
우유 한 컵을 넣고 익힌다.
시판용 토마토소스와 토마토를 함께 넣어 뭉근하게 끓인 후 톡하고 계란을 넣는다.
모차렐라 치즈가 있으면 올리고 뚜껑을 덮고 계란이 있을 때까지 끓여내면 완성!

맞다. 레시피를 무시한 레시피다. 하지만 뭐 어때, 나만 맛있으면 되지. 바게트빵이 없어 밥을 같이 내었더니 밥을 비벼 먹는 아이다.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 루꼴라든 새싹잎이든 그 어떤 것도 넣지 않았다. 잘 익혔더니 양파도 식감이 나지 않아 잘 먹는다. 파스타면을 삶아 넣으면 에그인헬 파스타가 되겠다.


세상에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또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것. 마지막까지 싹싹 긁어먹어 주는 아이 덕분에 주말 아침이 더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음식의 이름을 묻길래 에그인헬이라고 했더니 이렇게 맵지도 않고 맛있는 음식이라면 에그인헤븐이 맞겠단다. 맵질이 아이를 위한 맵지 않은 에이그인헬의 이름이 순식간에 바뀌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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