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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ug 06. 2024

방콕 한 달 살기에 1주일 끼어 살기

영어 캠프 떠난 아이와 함께 한 전지적 아빠 시점

한 달 하고도 1주일, 40일간의 방콕살이, 영어 캠프를 떠나는 아이와 아내. 단기간 기러기로 혼자 있을 생각에 처량해지지만 마침 휴가 1주일의 기간이 겹쳐 얼마나 다행인지. 무려 7개월 전인 올해 1월에 얼리버드 LCC 저가항공의 문을 두드렸다.


한해 가장 핫하게 비싼 8월 초 극성수기. 폰 화면을 터치하느라 손가락 지문이 사라질 뻔. 부산에서 방콕 왕복을 50만 원 대에 끊어내다니! 그 어려운 걸 해냈고 드디어 7월 말이 다가왔다. 이미 2주간의 방콕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와 아내 곁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회사 일로 방콕에서 몇 년째 살고 있는 처남 덕분에 내리자마자 처남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방콕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방나라는 곳으로. 영어 캠프가 진행되는 곳이 방나였고 도보로 8분 거리에 위치한 오라이온 호텔에 아이와 아내가 지내고 있었다. 2주 만의 가족과의 상봉! 하지만 그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새벽 2시 간단히 짐을 풀고 바로 잠에 들었다.


1-Day

데카트론 -> 메가 방나 -> 시암 프리미엄 아웃렛 -> 한식당 대장금


데카트론

프랑스에 본사를 둔 멀티 스포츠 용품 판매점인 데카트론. 방나 호텔에서 가까운 곳이라 금세 이동했고 각기 다른 스포츠 섹션의 용품들이 쫙 펼쳐져 있었다. 몇 개 고른 것 같지도 않은데 금세 채워진 카트. 계산하고 보니 어랏? 한국돈으로 40만 원이네?

메가 방나

와! 여긴 한국보다 스케일이 큰 백화점, 아니 멀티플렉스! 키즈플레이는 물론 쇼핑, 푸드, 볼링, 가라오케, 마트 등 하루종일 둘러봐도 모자랄 스케일이다. 아이와 조카랑 몇 달 전부터 약속했던 볼링을 위해 들른 곳. 한국과 비슷한 비용에 놀랐지만 방콕에서 볼링 치기 쉽지 않잖아! 그래서 플렉스!

시암 프리미엄 아웃렛

나이키 매장이 이렇게나 대단할 일? 나이키를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아웃렛이다. 아디다스는 물론 수많은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에 몇 가지를 사고는 푸드 코너에서 쉬었다. 그렇게 대충 때운 점심.

한식당 대장금

방콕 시내 아속 수쿰빗의 코리아타운에 위치하지 않고 나 홀로 한식의 성을 쌓고 있는 대장금. 그곳으로 향했다. 저녁만 되면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방콕이라 겨우 도착한 대장금. 순두부와 돌솥비빔밥, 수육을 주문했다. 찬이 나오는데 이건 무슨 한국보다 더 잘 나오네? 8첩 찬이 동그랗게 내어져 나오고 쌈야채와 배추전(사실 한국에서도 잘 먹기 힘든)이 나왔다. 여기 방콕이야 부산이야? 싶을 만큼 맛있는 저녁이다. 나의 최애 열대 과일 땡모(한국의 수박)와 누룽지가 디저트로 나왔다. 아니 이렇게 구수하고 달달한 누룽지, 한국에서도 만들기 힘든데?


2-Day

짜뚜짝 시장 -> 수쿰빗 터미널21 -> 아유타야 투어


짜뚜짝 시장

서울로 치면 동묘시장으로 봐야 하나? 부산으로 치면 국제시장 느낌? 하여간 오밀조밀 가지각색의 상점이 모여있는 짜뚜짝 시장이다. 옷에서부터 소품, 그릇, 음식... 없는 게 없을 지경이다. 아침 일찍 갔더니 아직 채 문을 열지 않은 곳들이 많았다. 1시간을 구경하다 지켜 카페에서 맛본 오렌지 주스. 커피의 탄맛과 오렌지의 상큼함이 만나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제일 놀란 건 바로 아트 섹션이다. 주말에만 문을 연다는 아트 섹션은 방콕의 작가들이 소규모 갤러리로 가득하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곳 태국의 현대 예술 작품을 바로 눈앞에서 작가와 조우할 수 있다는 게! 30호 사이즈가 10만 원 되는 너무나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지만 결국 사지는 않았다.

수품빗 터미널21

태국은 지하철 MRT와 지상철 BTS가 있다. 한국의 1호선, 2호선의 개념일 수 있는데 환승역도 있으니 이동이 편리하다. 다만 교통비가 태국 물가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는 것. 짜뚜짝에서 BTS를 타고 수쿰빗에 내려 터미널21로 갔다. 뭔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한국인줄 알았다. 푸드코트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아유타야 투어를 기다린다.

아유타야 투어

클룩, 몽키트래블 등 많은 해외 자유 투어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그중 하나를 골라 아유타야 투어를 신청했다. 별도로 교통편을 찾아서 가기엔 비용도 일정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 일행 8명이 탄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왓 마하 탓의 수없이 목이 잘린 부처상들과 나무속에 머리를 묻은 부처까지 오랜 풍파를 견딘 태국 왕조의 슬픈 세월을 바람결에 느낄 수 있었다. 선셋 크루즈(크루즈라고는 할 수 없는 작은 배)에 몸을 싣고 유적의 선셋을 함께했다. 태국 일정 중에 가장 뜻깊고 마음이 끓어 넘쳤던 곳, 여기 아유타야를 떠나며 언젠가 죽기 전에 다시 오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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