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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달 Jul 24. 2024

네가 듣고 싶은 말은 뭐였어?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줄도 안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이것 역시 케바케이겠지만 어린 시절 사랑과 관심이 자주 고팠던 나는 내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고 어려운 일이기는 했다. 여전히 그런 순간에 마땅한 표현 방법이 뭘까 머뭇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릴 적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네가 듣고 싶은 말은 뭐였어?’


어제 하굣길 아이의 손에는 지난 4월 공개 수업 때 내가 남긴 포스트잇 한 장이 들려있었다. 구겨진 곳도 얼룩진 곳도 없는 걸 보니 아주 소중하게 보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여태 이걸 보관했냐며, 어디에 넣어뒀냐고 물으니 “책상 서랍 속 색연필과 사인펜 사이에 넣어두면 구겨지지 않아서 거기 넣었어요. “라고 한다. 투명하고 고운 아이의 마음에 좀 더 정성껏 써줄 걸 하는 후회가 뒤늦게 밀려왔다.


다시 한번 나에게 묻는다.

‘네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뭐였어?’


널 믿어.

있는 그대로 너를 응원해.

넘어져도 괜찮아. 다 괜찮아.

엄마는 진심으로 네가 행복하길 바라.

네가 필요한 순간에는 늘 엄마가 있을 거야.


혹시나 나처럼 사랑을 줄 자신이 없어서 출산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어린 시절의 나를,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아이를 통해 비로소 배우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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