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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것저것 Dec 23. 2021

죽어야만 보이는 사람들

청년 고독사

고독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부터 생각이 나는가? 대부분이 노인의 고독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여태 뉴스와 언론에서는 노인의 고독사를 문제 삼으며 많이 보도했고,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도 배웠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최근 청년 고독사가 더 많은 것을 아는가?  


다큐를 좋아하는 편이라 많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편이다. 유튜브를 보던 중 KBS에서 청년 고독사 다큐가 올라와서 바로 시청을 했다. 사실 누군가가 죽고 이런 것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년들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나도 그 청년이니까 시청을 했다.  


영상의 첫 시작부터, 30대 초반 청년의 고독사로 시작을 한다. 집주인에게 월세가 들어오지 않자, 확인차 찾아왔는데 발견된 것이다. 이 청년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무려 2달이 걸렸다. 쓸쓸하게 고독하게 혼자 죽었는데, 이 청년의 안부를 묻는 사람마저도 없어서 가는 길마저도 혼자 갔다.


이 청년에게는 정말 아무도 없었던 것일까? 아무도 없었다. 고아원 출신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홀로 올라와 일을 하며 돈을 벌었고, 5평 남짓한 원룸에서 혼자 살았다. 몇몇 직장 동료들은 있었지만 연락은 잘하지 않아서 그의 소식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청년은 건설 관련 노동자였다. 2019년 여의도에 빌딩을 짓는 큰 사업에서도 모범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청년이었다. 그러던 중 얘기치 못하게 코로나19가 세계에 등장하면서, 건설업계 일이 힘들어지자 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청년은 친했던 동료에게 연락해 고민을 털어놓았지만, 그들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상황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기에 일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누구에게 기댈 수도 없는 외로운 상황과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 등 악재들이 겹쳐서 그는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또 다른 청년은 조선소에서 일용직으로 단기간 일하고 또 다른 곳에서 일하고 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사고를 당했고, 조선소에서의 암묵적인 룰은 산재처리를 하게 되면 기업에서 써주지 않는다는 룰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청년은 산재처리를 받지도 못한 채 팔목에 큰 부상을 입고 일을 하지도 못하고 살아갔다. 그렇게 살아가던 그는 더 이상 일이 구해지지 않자, 통장에는 3천만 원이라는 빚만 쌓여갔고 결국 유서를 쓰고 자살을 했다. 유서에는 산업체의 법을 강화해달라와 같은 어두운 현실을 꼬집으며 개선하라고 말한 내용이 있었다. 그렇게 그는 점점 사람들에게서 잊혀 가다가 생명을 잃고 나서야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이 청년 같은 경우는 너무 안쓰러웠다. 일을 하다가 다치면 당연히 산재처리를 받아야 하고, 치료를 받아서 나아져야 하는데 산재를 받으면 일을 못한다는 어이가 없는 그들만의 룰 때문에,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불편해하고 아파하며 산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고통 속에서 일을 하고 살아가다가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 청년에게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한다.  


최근 고독사 중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2030대 청년들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많고, 수치 또한 매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활동에 있어서의 어려움이 존재해서 인 것 같다. 사회에 진입을 하기조차 힘들어지고 취준생의 입장에서 오래 지내거나, 백수로서의 삶을 살면서 코로나 블루의 직격타를 맞고 우울증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는 ‘고독생’들 또한 중요하다고 이유심 PD는 말한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단절된 채 혼자 살아가는 고독 생들 에게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그들에게 가장 힘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의 노인과 기초생활 수급자는 복지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명확하게 잡혀있지만,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복지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현저히 떨어져서 사각지대에서 외로움 속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


나는 미디어에 보이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일상들, 그들만의 사는 세상을 보여주는 방송들은 이제는 좀 제한되고, 정말 이런 청년들의 현실이나 사회가 비추기 꺼려하는 모습들을 더 방송하고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나 법안 같은 것들을 내서 지금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힘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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