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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n 29. 2024

스토리를 엮을 수 있는 힘

때론 총총한  -  노란쌤의 생각 경영 스토리 

    

“선생님, 예전 근무했던 학교와 비교했을 때, 지금 계시는 혁신학교의 좋은 점이 뭐예요? ”  


   제가 꿈꾸던 교육활동을 마음껏 펼치고 있어요. 

전에 근무한 학교에서는 무언가 할 때, 눈치가 보였거든요.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 없어서 외롭기도 했고요. 

지금은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좋은 생각이라며, 함께 해 보자는 동료가 있어요. 

         그 덕분에 제 자존감도 올라간 듯해요.”      


    그의 말을 끝나자 또 하나의 질문이 툭 튀어나왔다.     

 

     “그런 좋은 학교 분위기,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귀하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한 번은 경험해 본 듯해요. 

   작년에 육아로 직원회의 때, 참석하지 못한 적이 있었거든요. 

         다음 날, 업무팀 샘이 교실에 오셔서, 

중요한 회의였다며 30분 동안 조곤조곤 회의 내용을 설명해 주시는 거예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 일 이후, 가능한 직원회의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해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서너 분 선생님 교실을 찾아가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보였다.

 

자칫 소소하게 다뤄질 수 있는 일상이 

      누군가에게 고마운 특별한 스토리 된 이러한 사실들이 

       학교 밴드에서 공유된다고도 했다.     


이 공동체는 그들만의 '스토리를 엮을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서로를 연결해 주는 '스토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힘'이 길러가고 있었다. 


  교무실 업무지원팀 담당자가 스토리를 도맡아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누구나 자신이 감동한 스토리에 힘입어, 

  그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는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일상의 스토리들을 '감동'과 '감사'로 아름답게 엮었던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스토리 '소비자' 너머 '생산자'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분명 위대한 일이다.      


“혁신학교 4년을 보낸 지금, 고민이 있으세요?”     


“다음에 어느 학교로 가야 하나 걱정돼요. 

      다른 곳 가서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그의 한숨은 학교 구성원이 '소비자'면서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이 과정이 

결코 간단한 프로세스가 아님을 말해주었다. 

  긴 한숨 안에는 이곳의 경험은 이상적인 추억으로 남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스며 있었다.      


분명 학교는 달라지고 있다.

       분명 학교 문화는 달라지고 있다.      


  이곳을 떠나 새로운 땅으로 떠나는 이들이 무엇을 도전해 볼 수는 없을까? 


지금의 기억을 마냥 그리워할 수만은 없다. 


   지금의 좋음이 '다름'을 '틀림'으로 읽는데 일등공신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성공 기억'이 미래의 불만, 불평의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 

미래에 내가 문제라고 말하게 될 그것이 

어쩌면 그것 자체가 품고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관점으로 인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지금 경험하고 경험되는 것들의 실체를 바라보자. 

 언젠가 떠날 이곳의 성공 경험의 확장을 위해 

성공 요소들을 자신과 연결하여,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해석해 보자. 

  익숙해진 그것들을 의식적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연습을 더 부지런히 해보자.


 feat.  정석 작가님 꽃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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