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총총한 - 노란쌤의 생각 경영 스토리
“선생님, 예전 근무했던 학교와 비교했을 때, 지금 계시는 혁신학교의 좋은 점이 뭐예요? ”
“제가 꿈꾸던 교육활동을 마음껏 펼치고 있어요.
전에 근무한 학교에서는 무언가 할 때, 눈치가 보였거든요.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 없어서 외롭기도 했고요.
지금은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좋은 생각이라며, 함께 해 보자는 동료가 있어요.
그 덕분에 제 자존감도 올라간 듯해요.”
그의 말을 끝나자 또 하나의 질문이 툭 튀어나왔다.
“그런 좋은 학교 분위기,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귀하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한 번은 경험해 본 듯해요.
작년에 육아로 직원회의 때, 참석하지 못한 적이 있었거든요.
다음 날, 업무팀 샘이 교실에 오셔서,
중요한 회의였다며 30분 동안 조곤조곤 회의 내용을 설명해 주시는 거예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 일 이후, 가능한 직원회의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해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서너 분 선생님 교실을 찾아가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보였다.
자칫 소소하게 다뤄질 수 있는 일상이
누군가에게 고마운 특별한 스토리 된 이러한 사실들이
학교 밴드에서 공유된다고도 했다.
교무실 업무지원팀 담당자가 스토리를 도맡아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누구나 자신이 감동한 스토리에 힘입어,
그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는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일상의 스토리들을 '감동'과 '감사'로 아름답게 엮었던 것이다.
“혁신학교 4년을 보낸 지금, 고민이 있으세요?”
“다음에 어느 학교로 가야 하나 걱정돼요.
다른 곳 가서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결코 간단한 프로세스가 아님을 말해주었다.
긴 한숨 안에는 이곳의 경험은 이상적인 추억으로 남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스며 있었다.
분명 학교는 달라지고 있다.
분명 학교 문화는 달라지고 있다.
이곳을 떠나 새로운 땅으로 떠나는 이들이 무엇을 도전해 볼 수는 없을까?
지금의 기억을 마냥 그리워할 수만은 없다.
지금의 좋음이 '다름'을 '틀림'으로 읽는데 일등공신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성공 기억'이 미래의 불만, 불평의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
미래에 내가 문제라고 말하게 될 그것이
어쩌면 그것 자체가 품고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관점으로 인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지금 경험하고 경험되는 것들의 실체를 바라보자.
언젠가 떠날 이곳의 성공 경험의 확장을 위해
성공 요소들을 자신과 연결하여,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해석해 보자.
익숙해진 그것들을 의식적으로 낯설게 바라보는 연습을 더 부지런히 해보자.
feat. 정석 작가님 꽃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