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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n 29. 2024

사건 간의 '틈'

때론 상쾌한 - 노란쌤의 인사이트


“기분 나쁜데요. 

이 사안은 TF팀 권한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지 않아요? 

구성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 수렴 후,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았을까요?”     


가능한 민주적인 의사결정방법에 따라 일을 진행해 오던 TF팀의 이번 일 처리 방식이 나 또한 못마땅하나 

   잠시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판단을 미뤄본다.    

  

그리고 쉽게 이해되지 않은 업무 진행 과정 사이 '틈’을 벌려, 

     사건 간의 '틈'에 거침없이 질문을 뿌려본다.  

    

도대체 왜 이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을까? 

그 상황 그렇게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뭘까? 

 분명 이를 최선이라 여긴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프로세스가 뭘까? 

혹, 과거 우리가 했던 회의 내용 중 이 주제와 연결된 스토리가 있을까?     


우리는 허공에 막 뿌려진 질문들에 떠오른 생각들로 거침없이 답해 본다. 

 

그리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대안을 하나를 찾아낸다.


“색이 다른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는 TF팀으로 구성되지 못했네요.”    

 

“그럼, 다음 모임에 저도 참석 가능한지 물어서, 직접 참여해야겠어요. 

직접 참여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내’가 아닌 ‘그들’ 이 문제의 원인이라 말하는 것이 

그 어떤 위로도, 개운함도, 만족감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문제의 원인을 ‘사람’에게 두는 고착화된 문제접근방식이 더 이상 우리에게 매력이 없었다.

뻔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지겨울 때도 됐다. 

 

의미를 생산하지 못하는 경험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자신을 배려하지 못한 행위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문제 원인을 ‘사람’에 두면, ‘불만’이 싹트지만, 

사건 간의 틈’에 두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한 것이다. 

     

“와우! 몇 분만에 이렇게 생각이 진화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아요?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될 줄이야. 

    이런 저희가 자랑스러운데요.”     


그랬다.

     우리는 더 이상 TF팀 구성원을 미워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문제의 원인은

   여러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TF팀을 꾸리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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