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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n 30. 2024

초등학교에서
‘연애코칭’을  한다고요?

때론 아기자기한 - 노란쌤의 연애코칭 수업 

“코치님, 5∼6학년 학생들과 ‘또래상담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오늘 첫 만남의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동아리 시간에 해보고 싶은 활동이 무엇이냐 물었어요. 

자신과 친구들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서 과연 어떤 고민들이 있는가 엽서에 비밀스럽게 적어보도록 했죠.

그랬더니 ‘연애’와 관련된 고민들이 많더라고요. 

  혹, 코치님께서 저와 ‘연애코칭’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함께 디자인해 보지 않으실래요?


어머! 초등학생들과 ‘연애코칭’을 한다고? 

흥미롭기는 하지만, 초등학생에게 ‘연애’라는 주제가 좀 빠른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코치님, 사춘기에 접어드는 5~6학년 학생들에게 ‘연애’는 최대 관심사더라고요. 

‘사랑’의 싹이 트는 시기에 누군가가 그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어떠한 배움보다 의미 있는 일인 듯해요.

 ‘사랑’에 관해서 풀리지 않은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왜 ‘연애’를 하려고 하는지, 

왜 우리에게 ‘사랑’이 중요한지,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지, 

힘들지 않은 ‘사랑’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깊게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연애'라는 주제를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있는 그대의 ‘진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 사랑의 시작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연애’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리 친구들이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어떻게 관계 맺음을 해야 할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맹목적이고 의존적인 관계가 아닌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를 돕는 것이 바로 ‘사랑’ 임을 우리 학생들이 알아가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기분이 묘하다. 

전에는 연애는 나랑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직 외로워서 연애를 하려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는데, 

우리는 왜 외로움을 느끼는지 더 공부해보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앞으로 커서 연애를 하게 된다면

‘사랑의 실패는 상처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연애를 할 것이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고백해서 거절당하면 상처받을까 봐 용기를 내지 못했는데 

내가 상처를 받지 않을 힘이 있으면 고백도 어려운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았다. 

힘이 생기면 고백할 것이다. 

뭔가 뭉클하다.”


“나는 소중한 존재인데, 왜 그 한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아?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운 느낌이다. 

앞으로 연애를 하게 된다면 배운 것을 써보면서 당당하게 하겠다.”


연애코칭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성찰을 정리하면서 

학생들 덕분에 나 또한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듯하다. 


오늘 배운 자신과 타인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삶 속에서 조금씩 실천해가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feat.  정석 작가님 꽃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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