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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찌 Jan 22. 2022

내가 운동하는 직장인을 높이 사는 네 가지 이유

"혹시 다들 운동 다닐 생각 없나? 나도 운동 다닐라고.. 도저히 이 몸뚱이로는 안될 거 같아서ㅋㅋㅋ"

"난 이미 계속 Edge gym 다니는 중"

"이번 주 내로 등록하겠음ㅋㅋㅋ같이 다닙시다ㅋㅋㅋㅋㅋ"

"나야 좋은데 난 출근 전에 일찍 가서ㅋㅋ 가능하겠어?ㅋㅋ"

"얼마나 일찍 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 시 반에서 여섯 시에 가. 콜 없는 날은 일곱 시에 갈 때도 있는데 보통은 여섯 시 전후"

"와우! 대박"


'와우 대박'은 같이 안 다니겠다는 말 아니겠는가.

얘기를 나누어보면 다들 운동의 필요성과 유익성은 잘 알면서도, 예전 같지 않은 몸을 한탄하며 운동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가자면 다들 시간이 없다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누구도 남는 시간에 운동하는 건 아니다. 


아침운동을 가려면 밤 10시 전후로 자야 지속 가능한 숙면시간을 지킬 수 있다. 난 11시 넘어 자면 다음날 아침 운동을 못 가거나 억지로 가더라도, 목요일 즈음에는 좀비 상태가 된다. 아침 운동 다녀와서 8시부터 5시까지 근무한 후,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밀린 집안일 좀 돕거나 하면 벌써 아홉 시다. 그리고 아홉 시 반이면 취침 준비를 시작하라는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아침운동 대신 저녁에 운동을 하면 gym에 사람이 너무 많아 운동기구를 못 잡을 판이기도 하지만 숙면에 방해가 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새벽 운동은 아침부터 무언가를 성취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  

 

일하고, 집안일하면 사실 남는 시간도 에너지는 없다. 어떻게든 시간과 에너지를 만들어 '운동'이라는 task를 하루에 집어넣기 위해 스케줄을 짜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에 가깝다. 이건 Time managing기술에 가까우며 업무 중에도 당연히 중요한 자질이다. 본인이나 주변에 "난 운이 좋은 건지 항상 내업 무는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는 것 같아"라는 사람 본 적이 있는가? 월급 주는 만큼 최대 효율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얻어가려는 회사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절대 사람을 넉넉하게 뽑아서 여유롭게 두지 않는다. 결국 위로 올라갈수록 업무량이 많아지고 요구되는 업무의 질도 높아진다. Time management는 선택 아닌 필수다. 이것이 내가 운동하는 사람을 높히사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에 대한 감당 능력이다. 

매일 운동을 가니, 운동 가는 게 아주 좋거나 즐거운 사람처럼 보이지만, weight training의 근본이 결국 근육을 파열시켜 근섬유 발달을 촉진하는 것 아닌가. 근육을 파열시키는 일은 당연히 즐겁기보단 고통스럽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든 매 아침 나도 알람이 울릴때마다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고, 내가 내 돈 주고 시간 들여 내 몸에 고통을 주러 제 발로 gym에 가야 되나라고 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운동을 하는 중에도 마찬가지이다. 보기에는 웨이트에 집중하고 아주 열심히처럼 보이지만, 내 머릿속에는 '아 오늘 컨디션도 안 좋은데 한 개만 덜 들까?', '여기까지도 충분히 먹어 들어간 거 같은데?', '한 세트 더하다가 힘 빠져서 다치면 그게 더 손해 아닌가?'라며 스스로에게 악마의 속삭임을 한다.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 발로 한발 더 나아가는 것. 신체적으로 근육이 커지는 것 보다도 더 큰 정신적 성장이며 크게 배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화제를 돌려 묻고 싶다. 

여러분은 충분히 수면을 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또 충분히 스트레스는 해소하고 있는지?

20대 때와 한국에서 대리 때까지는 나도 '저녁에 하는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동료들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건 즐거웠지만, 그 즐거운 만큼과 비례해서 다음날 피로 또한 동반 된다. 고퀄리티의 업무는 상당한 정신에너지를 소비하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고된 일을 견딜 수 있는 것처럼, 지속 가능한 건전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려면 스트레스 해소가 필수이며, 이것이 세 번 때 이유,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routine/system을 갖추었다는 것. 이것은 일정한 퀄리티의 업무력을 보장해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높은 자신감이다. 회사는 얼마나 약은지 간간히 숫자로 치자면 딱 내 능력의 110% 정도로 할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되게 하는 정도의 프로젝트를 준다. 최고에 변호사에게 쉬운 건만 맡긴다면 펌 입장에서는 손해다. 쉬운 건은 낮은 연봉의 변호사에 배정하고 고연봉 변호사에겐 남들이 처리하지 못할 어려운건만 주는 것이 최적의 배분이다. 그리고 또한 돈 준 만큼보다는 조금 더 어려울, '그 프로젝트는 못하겠는데'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면서 '해볼까?',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없을까?'라는 적당한 정도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킬 때, 그때 결국 발동되는 것은 자신감이다. 조금씩 더 어려운 건들을 해보며 성장해갈 사람은 제자리인 사람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추후에 팀에 아주 큰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운동을 안 해도 위 자질을 갖춘 사람은 당연히 꽤 있다. 

사람들이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꽤 똑똑하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있다면, 내가 매일 운동한다는 사람들에 위와 같은 자질이 있겠구나라고 하는 생각은 합리적인 추측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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