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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정 Jul 01. 2024

은퇴 후 61세 수영 배우기 도전

소그룹형 수영 강습 네 번 후기

매주 월요일 8시부터 50분 간, 수영 강습 후 힘이 완전 다 빠져서 기진맥진이다. 다리가 후들거려 쓰러지기 일보 직전, 걷기도 힘들다. 물밑에서 죽기 살기로 다리를 바둥거렸더니, 오늘은 발에 쥐까지 나려 했다. 


1회 차(2024.06.10. 월. 08:00~08:50)


'물속에 들어가서 음파를 하라니, 물에 빠진 적 있어 물공포증 있다고요. 코치는 뭐 어쩌라고 하는 표정, 내가 뭘 바란거지?'

'물장구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워. 내 다리가 이렇게 약했나?'

'어머어머 나 물 속에서 숨참고 앞으로 가고 있잖아.'

'벌써 자유형 자세라니 너무 진도 빠른 거 아냐? 게다가 귀에 물이 막 들어오는데... 잠깐 이건 무리무리!'

결론 : 귀마개를 사자!


2회 차(06.17. 월)


'음파 열 번 하라면서 내 머리를 물속으로 꾹 눌러 넣다니, 거의 물고문 수준이잖아. 혼자 터득한 팁이라면, 눈을 감는 것보다 눈을 뜨면 좀 낫다.'

'우선 귀마개를 하자. 물이 묻기 전에 미리 할 걸 그랬나? 물안경 부착형이라 편하긴 하군.'

'벽 잡고 자유형 연습할 때 오른쪽 귀에 물들어 와 기겁했는데, 귀마개 했더니 이젠 안 들어온다.'

'판때기 잡고 자유형 왕복 연습, 근데 이번엔 귀가 아니라 물이 코와 입으로 막 들어오잖아.'

'판때기 두 개 잡고, 옆으로 누워 다리를 앞뒤로 움직여 가라는데, 전방을 볼 수 없다. 발을 버둥장 버둥장... 천장을 보니까, 오 조금씩 간다, 간다, 간다, 그런데 삐뚤게 가잖아.'

결론 : 그래도 자유형 하는 법은 배웠으니 뿌듯하다.


3회 차(06.24. 월)


'음... 머리 처 박는 음파는 역시 무섭군.  오기가 생긴다. 물 무섭지 않을 때까지 강습을 받아야겠다. 어머 물, 너무 좋아. 얼른 수영하자... 뭐 그럴 때까지 한 1년은 걸리려나...'

'판때기 잡고 하는데도 자유형 왕복 연습이 너무 힘들다. 저질 폐활량에 헉헉 거리는데, 왜 쉬고 있느냐고, 빨리 갔다 오라고 계속 채근질, 다른 강습생 가르칠 때 몰래 쉬는 수밖에 없다.'

결론 : 코치한테 처음 오자마자 음파 시키는 것 너무 무섭다고 어필했다.


4회 차(07.01. 월)


'으악, 오늘 강습생은 나 혼자란다. 저질 체력인데 성실한 우리 코치 등쌀, 50분을 어떻게 혼자 버티냐?'

'다행히 강제 음파는 생략해 주니 그나마 살 것 같다.'

'판때기 대신 주황색 가느다란 막대기로 자유형을 하라니, 너무 시기상조 아닌가? 코치 덕분에 겨우 왕복하긴 했다!'

'누워 둥둥 떠다니는 거 하라고? 말도 안 돼. 저거 그 유명한 배영이잖아. 못하겠어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요.'

'얄짤없는 코치는 판때기를 배에 붙이고 눕게 한 후 몸에 힘을 빼라고 했는데, 어랍쇼 몸이 둥둥 뜨는 거야. 웬일이니? 머리 위치, 물속 발차기, 음파 하기, 5m 전방 표시 등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는데, 나 배영한 거 맞지?'

결론 : 우리 코치 두리뭉실 진도 막 나가서 얼떨결에 자유형, 배영 가능성이 보인다. 


힘들어도 평소 안 쓰던 근육이었던 허벅지와 다리가 왠지 짱짱해지는 듯 뿌듯하다. 또한 오늘로 한 달 1회기(4회)가 끝나고, 다시 다음 달 2회기 수영 배우기에 다시 도전, 물공포증을 이겨내는 씩씩한 내 모습 너무 멋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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