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은게 있다면 잃은 것도 있는 법

by 개미

회사에서 동기로 만나 친구가 된 친구와 2주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 전부터 차곡차곡 돈을 모아왔던 터라 높은 환율이 두렵지 않은 채로 즐겁게 맛있게 여행했다.


불편한 때도 있었지만 웃으면서 돌아 다녔던 시간이 더 많았던 2주, 여행 한 지 10일이 되자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외쳐댔는데 막상 집에 가기 전 날이 되니 혼자 우수에 젖어 잠에 쉽게 들지 못했다.


꼼꼼한 친구는 여행 기간 동안 생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대비해왔다. 알로에 팩부터 치실, 보조배터리 2개 등등 단단히 준비해왔다. 그리고 나와 함께 나눴다. 옷만 대충 싸간 나는 친구가 없었다면 여행을 망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미국에 이사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난 한국의 인연이었는데, 타국에서 만난 한국의 친구가 나를 이렇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괜히 마음이 찡했다. 나 좋으라고 미국으로 이사갔지만 내가 이 친구도 놓치고 한국에 있는 다른 것들도 많이 놓쳤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작년 한 해 정신적으로 힘들게 지냈던 터라 마지막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했다. 나에게 아무런 자극이 없는 미국에 와서 치유의 시간을 가지니 한국에 두고 온 모든 것들이 이제서야 생각이 난다. 친구가 2주간 나를 위해 해주었던 것들 덕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엄마를 만나 시간을 한참 보내다 미국에 다시 돌아온다면 또 며칠간 힘들겠지,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영원한 이별은 당연히 아니지만 물리적인 이별에 언제쯤 적응을 할 수 있을지 이민 9개월이 되어서야 고민하게 된다.


그래도 지금은 한국보다는 미국의 삶이 나에게 더 잘 맞는 것 같으니까 . . 이렇게 위안을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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