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동백(冬栢)
연붉은 꽃잎 소녀
외딴섬 꽁꽁 언 눈밭에
홀로 자라 온 세월인지
가슴 조이며 잠시 숨는다
혹한의 겨울나기 쩍쩍 갈라지는 손등
겹겹이 얼굴 가리고
함초롬히 수줍어하다
하얀 바위마다
군데군데 피어난 붉은 선혈(鮮血)이
초경(初經)처럼 짙다
내 님은 누구일까
순결하게 지켜 온 낭자(娘子)의 아픔
누구 하나 알아나 줄까
동천(冬天)에 님 찾아가는 길
갯바람 잠재우고
둥근달 품으려 앞가슴 저미며
들릴 듯 말 듯 서리꽃 속에서
무슨 눈물인지 뚝뚝
모질게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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