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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Oct 22. 2024

김장김치는 사랑의 다른말

두달에 한번씩 있는 유치원 아이들 영양교육 하는 날이다.

이번 주제는 어떤것으로 할까 하다 조리장님과 김장이야기 했던것이 떠올라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김치'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을것 같아 10월 주제로 선택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김치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모든 연령이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영양교육 할때 아이들은 의외로 야채 다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매워서 좋아요.""저 매운거 좋아해요."라고 아이들이 대답한다. 허세 가득한 그 대답에 웃음이 나오려는걸 꾹 참는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나의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사실 선생님은 친구들 나이때 김치 안먹었어요. 선생님 엄마가 한번만 먹어봐, 라고 말해도 한입도 안먹는 편식이 심한 어린이였어요. 선생님은 엄마가 한번 먹어보라고 할때 조금이라고 먹어볼껄 하는 후회가 남아요. 그랬으면 지금보다 훨씬 키도 크고 더 건강했을것 같거든요. 선생님처럼 야채 싫어하는 친구들 있으면 한입씩이라고 먹어보는 연습하면 좋을것 같아요."라고 말하는데 내 말을 듣는 아이들의 눈이 동영상을 볼때 처럼 초롱초롱하다. 


"김치종류는 뭐가 있나요?" 라는 질문에 5살 친구들은 배추김치, 깍두기만 이야기 했지만 6살부터는 달라진다. 동치미, 오이소박이, 양배추김치 까지 아이들이 이런것 까지 안다고 하는 김치 종류까지 알고 있어 놀랐다. 김치에는 우리몸에 좋은 영양소가 많이 있다는것을 알려주며 

"두달 후에 만났을때는 다른건 다 잊어버려도 김치가 우리나라 전통음식인것은 잊어버리면 안되요." 하며 수업을 마쳤다. 
 

영양교육을 하는 날은 잔반이 확실히 줄어든다.

안먹었던 반찬들도 조금씩 먹으려고 한다는 피드백도 들었다.

아이들이 식습관이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영양교육 보람이 느껴진다.

영양사를 할때와는 또 다른 보람되는 느낌이 있다. 


날이 좀 쌀쌀해지면 집집마다 김장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나와 함께 근무했던 조리장님들은 그렇게 바쁜데도 늘 손수 김치를 담궜다.

"배추 몇 포기 하세요?"라고 물으면 자식들도 줘야 하니깐 50포기는 해야지 라고 하신다. 김치는 나만 먹으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결혼한 자식들까지도 늘 포함이다.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강원도에서 봄,여름,가을 까지 강원도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11월 정리할때 쯤 김장까지 해서 내려온다.

시골은 동네 사람들이 끼리 품앗이로 돌아가면서 김장하는걸 돕는다고 한다.

부모님 역시 동생과 내것 까지 모두 만들어서 오신다.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었어도 김장은 늘 엄마표 김치를 먹게 된다. 김치는 부모님 사랑의 다른말이다. 


산업체 영양사 할때 김장철이 되면 급식 먹을때 김장김치 싸오는 직원들이 꽤 있다.

가끔 먹어보라고 주방에 주실때도 있는데 집집 마다 김치의 맛이 모두 다르다.

집집마다 김장김치의 맛이 다른것이 재밌는것 같다.

그래도 김장 김치중에 가장 맛있는건 뭐니뭐니 해도 엄마가 해준 내 입엔 제일 맛있다.


김장김치에 빠질수 없는 메뉴 '수육'
김치에 보드랍게 삶은 수육 올려서 함께 먹으면 겨울을 살아낼 힘이 생긴다.

수육은 갓 만든 김장김치와 먹었을때가 가장 맛있는것 같다.

수육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삶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리장님들이 알려주셨다. (대략40-50분 정도 삶으면 된다.) 

강원도에 있는 엄마와 전화를 했다.

"엄마, 요즘에 배추 비싸서 김장  할수 있을까?"

"김장할 배추 심어 놔서 할수 있어." 라는 말이 올해는 참 반갑다. 

김치는 한국인에게서는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음식이다. 간단히 한끼 때우려고 라면을 먹을때도 김치가 없으면 맛이 살지 않는다. 어릴때는 한입도 먹기 싫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먹게 되었다.

무한하지 않는 엄마표 김치를 올해도 먹을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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