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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힛시커 Feb 23. 2022

실제상황! 하루 만에 미국 출장-2

도착 첫날, 동료와 결의를 다지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저는,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https://brunch.co.kr/@heatseekerkr/20







워싱턴 Dulles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오전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함께 출장을 가게 된 직장 동료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다른 부서에 계시는 또 다른 프로젝트 담당자입니다. 미국 업체 담당자와 메인으로 컨택하는 분이시기도 했지요.


"대리님, 저희 이따 1시에 미팅하기로 했어요.."

"네..? 이 상태로요?!"


호텔 체크인이 오후 3시인데 1시 미팅이라니, 머리는 떡지고 화장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에 츄리닝 바람으로 정말 미팅을 해도 되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었습니다. 발 냄새도 날 것만 같았어요..

뭐 사실은, 제가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에 철저한 사람이 아닌 건 맞아요. 내가 지금 얼마나 추레한 모습으로 미팅에 등장하든 일만 기깔나게 잘하면 만사형통이라는 마인드..


이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제 꼴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호텔에 가서 짐이라도 맡겨두기로 하고 우버(Uber)를 잡아 출발했습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였어요. 우버 뒷좌석에서도 저희 둘은 랩탑으로 미팅 자료를 보며 내용을 익히는데 여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업체 사람이 그 대리님에게 메시지를 했는데 오늘 미팅을 내일 이른 아침으로 미루면 어떨까 묻는 거예요. 저 그 순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좀 재정비를 하고 내일 멀끔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인사하는 거야!!






호텔에 도착하니 정오쯤 되었는데 다행히 호텔 측에서 early check-in을 해 줘서 방에서 각자 조금만 쉬고 점심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쉬면서 샤워도 하고 좀 사람다운 모습을 만들고, 저희 둘은 호텔 앞의 태국 음식점으로 향했습니다.




(상당히 어색)

(얼굴은 알지만 제대로 각 잡고 이야기 나누는 건 처음임)




힛대리 (본인): "저.. 대리님은 언제 입사하셨어요?"

동료 대리님: "저 XX 년 X월이요"

힛: "헐 저랑 동기신데요?!"


알고 보니 입사 동기였어요. 그 순간 한결 심적 거리가 가까워졌.. (왜 저희 또 학교, 군대, 회사에서 같은 기수라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나요.. 다들 아시죠 ㅠㅠ)


그렇게 대화를 본격적으로 터서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길 나눴고, 그래도 여전히 어색함은 남아 있었지만 뭐 이만하면 적당히 사담도 나누고 일도 같이 하며 출장 기간 편하게 지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정말이지 그 점심식사로부터 마음이 한결 편해졌던 것 같아요. 갑작스레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어리바리하게 짐만 될까 걱정했던 마음과, 현지 코로나 상황이 어떤지 몰라 우려했던 것, 같이 가는 대리님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던 것, 자료를 읽고 또 읽어도 다 모르는 것 같아 불안했던 마음들이 정말 해우소에 다녀온 양 조금이나마 안정이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방에 오니 긴장이 풀려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저희는 저녁 7시쯤 다시 만나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근처 큰 몰에 가서 호텔방에서 먹을 간식도 사고 저녁도 해결하기로 했어요. 멕시칸 푸드 비스트로에서 코로나 맥주 (이 시국 하필 코로나.. 근데 제 최애로 꼽히는 맥주예요..)를 마음껏 마셨습니다.



이거 좋아하시는 분 손!!!



그리고는.. 점심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내일 있을 업체 첫 방문을 위한 결의를 다졌어요..


뭔가 비장하게 말이죠..




거의 회사 일 우리 둘이 다 하는 듯한 비장한 다짐




그때까지도 사실 긴장이 온전히 풀리지는 않았는지 계속 마셔도 취하지가 않더라고요. 이쯤 하고 들어가자! 하고 9시쯤 호텔방으로 돌아와 거의 자정까지 첫 출근을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렇게 준비해도 예기치 못한 상황들과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당시엔 흡사.. 이 회사 입사 면접 준비하던 마음가짐 수준..



그래도 긴 비행에서 비롯된 피로 앞엔 장사 없는지, 첫날치고 한 번도 깨지 않고 푹-자고 첫 출근날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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