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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May 24. 2024

내가 요즘 즐겨보는 영화

내가 요즘 집에서 즐겨보는 영화는 잔잔한 영화이다. 그런데 내가 잔잔한 영화를 좋아했던가? 언제부터 잔잔한 영화가 좋아졌지?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액션영화나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를 좋아했다. 아마 지금 내가 재미있게 봤다고 말하는 영화를 당시의 어린 내가 봤다면 틀림없이 지루하다고 했으리라.     


특별한 사건 사고가 없는데도 재미가 있다. 파도가 출렁출렁 거리지도, 세찬 급류를 만나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긴장감을 자아내지도, 하늘 저 멀리서 검은 먹구름이 밀려와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도 재미가 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를 내가 좋아할지 몰랐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내 취향이 바뀌었나 보다. 아니면 좋아하는 이웃 작가님들이 쓰신 글을 읽으면서 그분들이 글에서 언급한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찾아서 보다 보니 내 취향을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잘 몰랐다. 브런치에서 글을 읽고 알게 된 감독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두 편이나 본 적이 있었는데 그가 만든 영화인지 몰랐다. 나는 감독에게는 관심이 없나? 그 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여러 편 찾아서 보았고 지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믿고 사서 읽어도 좋은 작가처럼 믿고 봐도 좋은 감독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고나 할까.     


언제부터인가 TV를 잘 보지 않게 되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TV 전원을 켜는 일이 줄어들더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TV를 볼 일이 없어진 것인지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서 그렇게 된 것인지. 아마 유튜브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 집에 있는 TV는 신혼 때 장만했던 것으로 29인치이다. 이 얘기를 듣고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그런 TV를 보는 사람이 있냐고, 그 작은 화면으로 어떻게 드라마나 영화를 보냐고.      


나는 특별히 TV를 볼 일이 없었고 가끔 볼 때면 크게 불편한 것을 모르고 봤는데 커다란 화면으로 TV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답답하게 느껴졌나 보다.     


최근에 집에서 잔잔한 영화를 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제 TV를 새로 바꿔야 할 때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당연히 아내는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하고(뭐든 사자고 하면 좋아하는 사람이라) 우리 집의 TV상태를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잘 생각했다며 가급적 큰 것으로 사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TV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과 함께.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내가 최근에 즐겨보는 잔잔한 영화는 대개 일본영화일 때가 많다. 아시아영화나 유럽영화, 미국영화, 한국영화를 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영화 중에 잔잔한 영화가 많기 때문에 일본영화를 보는 비중이 더 높은 것 같다.      


지금의 내 감성이 일본영화에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의 내 감성이 홍콩영화에 열광했던 것처럼.     


다음에는 무슨 영화를 볼까나.

로맨스? 가족? 다큐?

어떤 영화든 무뎌진 내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이기를 바라면서 다음에 볼 영화를 검색한다.      



    

2024년 1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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