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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옷 May 09. 2022

두 번의 퇴사 결심, 오늘도 결심만 하며 출근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사직서를 품고 있지 않나요? So do I!


  그간 지금의 회사에 다니며  번의 퇴사 결심을 했었다.  번째는 3 , 평화로운 일상을 깨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결심이었다. 당시의 나는 해외 고객들과 주로 일하고 있어서 ‘언젠가  해외에 살아보리라!’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언제가 될지는   없는 일이었다. 보통의, 무난한, 평화로운 일상을 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 특히나 나는 합리화를 잘하는 사람이라 이대로도 나쁘지 않은데, 괜찮은데,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들은 항상 변화와 도전을 힘들게 했다. 그러다 어느  문득 ‘이렇게 살다가 이대로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평화로운 일상에서 얻게  무서움이었다. 어디든 가보자는 생각에 덜컥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다. 그리고 바로 2달도  되지 않아 받게  인비테이션(Invitation). 그렇게 나는 퇴직원을 쓰고 캐나다에 가기로 결심했다. 송별회만 점심 저녁 빠짐없이 2. 퇴직원 사인도 받고 회식도 하고 퇴직선물도 받고, ‘이제  끝났구나' 하며 본사에 인사하러 갔다가 우연히 높으신 임원을 만났다. 다행일까 불행일까. 그분은 연수휴직을 권했고, 나는 안전한 옵션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출국 일주일  급하게 휴직 절차를 밟았고, 나의  번째 퇴사 결심은 수포가 되었다.


  이후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두 번 다시없을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단, 코로나가 퍼지기 전까진. 갑자기 귀국한 탓에 1년이었던 휴직 기간을 당겨 몇 개월 일찍 복직하게 되었다. 더 쉴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두 달 정도 쉬고 나니 일이 너무 하고 싶어졌다. 나를 기다려준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넘쳐났었다. 하지만 복직 후 회사 시스템에서 나를 반겨준 것은 휴직과 맞바꾼 말도 안 되는 고과. 세상에.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은 딴판이라더니. 핵심 인재라고 휴직시켜주겠다고 붙잡을 땐 언제고, 어떻게 나에게 이런 배신을? 믿을 수 없었다. ‘일단 본사에 왔으니 1년만 마케팅에서 잘 버텨보자’고 다짐했지만, 이 고과에 발목이 잡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는 진급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현 상태에 불만을 품고 두 번째 퇴사 결심을 하게 된 것이 바로 요즘 나의 상태이다.


   번째 퇴사 결심은 사실 간단했다. 합리화를 깨고, 할머니가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일이었다. ‘할머니 생각법 내가 어떤  결정을  때마다 하는 것인데, 과연 할머니인 내가 지금,  순간을 돌아봤을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방법이다. 자잘한 결정에 대한 것은  맞지 않지만, ‘퇴사라는 나름  결심을 결정할 때는  생각법이 나에게  도움을 준다. 어쨌든  번째 결심은  생각법에서는  생각할 일도 없이 퇴사라는 결론이 났었다. 새로운 삶을 영위할 기회를 현상 유지를 이유로 차 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째인 요즘에 대한 생각은?  상황에 불만을 품은 채로   없는 욕심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쉽사리 결론짓지 못했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동료들과 사내 스타트업을 하고 있어 배우는 것도 많고 나름의 자아실현도 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돈이나 진급이라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는 것이 과연 할머니인 내가 원하는 결정인가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어차피 다른 일을 한다면  월급보다  받지는 못할 텐데, 그냥 다니면서 지금 하는 일이 경력이 되도록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켠에서는  ‘어쩌면  모든 생각들이 나의 합리화인 것은 아닐까? 1년 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너무 내가 시간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사실 나는 미련한 것이 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상태에 불만을 품고 도망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정도 뾰족한 생각과 결심 없이 단순한 감정으로 관성을 깨는 것은 분명 후회가 남는 일일 테니까. 일이  풀리지 않고 문득 짜증이 치미는 날에는 홧김에 그냥 그만두고 싶다가도,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 지금의 일로  성장 가속도를 높이는 모습.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는 모습 …. 회사에 비수를 꽂고 싶다가도, 타격이 될지  될지도 모르는 비수에 나의 생계를 거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단순히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새로운 길이든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는 방향으로, 내가 바라는 모습을 그려나가 보기로 한다.


  어쩌면 이것도 다른 형태의 합리화를 위한 글인지도 모르겠다. 그건 미래의 나만이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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