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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 황 Jan 01. 2023

소사이(소소한 사는 이야기 1-1)

상실의 시대

이제 새해가 밝았다.

마침 1월 1일이 일요일이고 휴일이고 맑은 날이라고 예보가 있으므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새해소망과 소원, 희망을 연등에 태워 날리듯 2023년 처음 맞는 일출을 보며 각자의 염원을 기도와 독백속에 간절히 새겨넣으리라 생각되는 새해 아침이다.


먼저, 모든이들이 염원하고 희망하는 개개인의 목록들이 다 이루어지고 이루어지기 위해 열심히 살길 기대해 본다. 나에게도 나의 가족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돈도 잘벌려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고 애들도 공부 잘하고 부모님들도 건강하시고...담배도 끊고 운동도 하고 약도 줄이고 여행도 갈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이었으면 하는 우리들의 삶의 희망은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거기서 조금씩 삐끄득거리고 어긋나고 결국 탈선한 기차처럼 갈팡질팡 길을 잃고 다시 새해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시간을 보내는게 또 우리다.


일단 운동을 꾸준히 하고 뱃살에 王자는 아니더라도 한움쿰 쥐어지는 허리색같은 두터운 비계덩어리라도 걷어내고 싶지만 마음뿐이고, 돈도 생각보다 벌기 어렵다..애들은 커가고 돈들어갈일은 많고 월급빼고 다 오른다. 국제적인 인플레상황에서 나만 별 뾰족한 수는 없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다 차바꾸고 집옮기고 해외여행 다니는 것 같은 상실감에 오늘도 쓴 소줏잔으로 속을 채워봐도 다음날 숙취뿐이다. 게다가 애들은 말도 지지리도 안듣고 부모님은 무조건 태극기부대쪽이니 이젠 말을 섞는것조차 두렵다. 마치 전도에 빠져 예수불지옥을 외치는 광신같은 이빨 한 조각도 들어가지 않은 세대간, 이념간의 초절정 대립의 시대다. 다양성이라 치부하기엔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어 30대도 버거워하는 속도전의 대한민국에서,

과연 난 어디에 마음을 두고 2023년을 살아야하나 고민에 빠진다


'살다보면 살아진다'라는 노랫가사처럼 상실과 실망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선 더욱 더 치열하게 내 삶에 매진해야 하지만 순간순간 나태해지고 헤이해져 방향을 잃고 흘러가는 조류와 시류에 몸을 맡기고 케세라세라로 가버리기엔 노안과 뱃살의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50대 아저씨의 시간은 2-30대의 그것과 사뭇 다를 수 밖엔 없으니 초조함에 게으름이 뒤범벅되어 더 절망적인 2023년의 시작을 이렇게 넉두리만 늘어 놓다가 2024년 새해벽두에 똑같은 고민을 쓸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

새해래봐야 별 수없는 그냥 하루다. 그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올해는 조금 더 힘을 내보자.


상실의 시대를 성실의 시간으로 바꾸어 나라도 열심히 뭔가 뚱땅거려보자.


글도 잘쓰고

돈도 잘쓰고

맘도 잘쓰고

화는 안쓰는

온화하고 인자한 50대 아저씨가 될거다.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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