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을 것 같던 나에게, 조금씩 도달하는 과정
실력은 작아도, 사랑만은 거대하니까
-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바를 붙든다
대부분의 취미발레러들은
아무리 발레에 애정이 있어도
현실적인 무게를 감안하며
그저 '가벼운 취미'로만 머문다.
그런데 나는,
버겁고 답답한 순간마다
발레 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렇게 3년,
어느새 하루의 시작도
하루의 끝도
발레와 함께하고 있다.
클래스를 마치고
다른 분들과 웃으며 수다도 떨고
여행도 함께 가는 모습들을 보면
아, 저렇게 유쾌하게 즐기는 게
가장 건강한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싶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어떤 것에 푹 빠져
나를 잊을 정도로 몰입해버린다.
그게 꼭 집착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나다운 내가 된다.
선생님들은 종종
“상체에 힘을 빼세요”라고 말한다.
그 말은 아마도
내 몸만이 아니라
내 마음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면
쉽게 거리 두지 못한다.
놓지 못하고,
내가 가진 마음보다 더 많은 것을
쥐려 한다.
실력자들 사이에서
내가 이런 애정을 가져도 되는 걸까
불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문득 깨닫는다.
내가 그들보다 뛰어나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
그건 아마도,
발레를 하는 순간마다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되고
내가 나에게 더 가까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기술을 쌓고,
누군가는 유연함을 늘리겠지만
나는 나 자신을 느끼기 위해
발레를 춘다.
그래서일까.
쉽게 가질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감정들, 그 자세들,
결국엔 나의 일부가 되어 돌아온다.
그게,
내가 발레를 사랑하는 이유고
발레가 나를 붙잡아 주는 방식이다.
내 애정은 부족함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
빈 곳이 많기에
더 애타게 몰입하고
그렇게, 서서히 채워간다.
오늘도 선생님이 드방 를르베랑 때
직접 핸즈온하셔서 턴아웃시키며 더 높게 들게 하셨다.
그때 되게 고통스러웠는데
아 내가 너무 편하게 하고 있었구나 또한번 반성했다.
그 고통을 또 계속 맛보고 싶다.
발레는 내가 기꺼이 즐기고자하 고통.